“접전이 되리란 예상과 달리 상당한 표차로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년여간 곽노현식 ‘교육의 정치화’를 끝내고 교육의 본질을 회복해 달라는 유권자들의 진정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 교육이 안정을 찾고 오로지 순수한 교육만을 추구하는 본래의 목표로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를 거쳐 교육부 장관까지 지낸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당선자(65)는 현장교육의 정상화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학생들이 학업에 열중하고 교사는 학생들을 잘 보살피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라며 “아이들이 각자의 재능에 맞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정상화를 위해선 교사들이 자신감과 열정을 회복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학교 현장에 혼란을 가져온 학생인권조례는 전면적으로 수정하거나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당선자는 ‘소통하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교조와 대립 관계에 선 것은 지나치게 이념적으로 편향된 정책 때문이지,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며 “전교조 소속 훌륭한 교사들과도 언제나 소통하며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20일 업무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착수할 임무로 2013년 예산을 꼽았다. 그는 “현재 예산안으로는 내년에 화장실 하나 고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의회와 협의해 추가경정예산을 짜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문 당선자는 1997년 ‘EQ가 높으면 성공이 보인다’라는 책을 통해 감성지수(EQ) 이론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교육학자다. 이후 서울대 도덕심리연구실에서 EQ이론을 보완하는 ‘다중지능이론’을 연구했다. EQ 이론은 타인과의 공감, 자아 정체성 확립 등 감성 능력이 지능지수(IQ)만큼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다중지능이론은 사람은 언어·논리수학·공간 등 8가지 지능을 각각 다르게 타고난다는 것이다.

문 당선자는 이 이론들을 바탕으로 “개인의 적성과 강점을 가진 지능을 고려해 교육을 해야 행복해질 수 있고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6년간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이사장으로 지내 학교폭력 해소 실무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여주농고와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에서 교육학 석사,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교육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사범대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8월 정년 퇴임했다. 2011년 1월부터 임기 2년의 한국교육학회장을 맡고 있다.

김대중 정부 때 2000년 1월부터 8월까지 교육부 장관을 지냈다. 하지만 5·18 기념 학술대회에 참석한 후 저녁에 술자리를 가졌다는 이유로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제기한 도덕성 논란 끝에 8개월 만에 사퇴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