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포드대 인생특강,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7회. 발달이란 방향을 잡고 꾸준히 나아가는 것 조교수로서 학자의 길을 시작했을 때 뜬금없지만 친절하게도 학장은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장 피아제의 연구실에서 한 달 동안 방문 학자로 지낼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해주었다. 피아제는 당시 발달 심리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피아제의 저서는 내 초기 연구에 강력한 영향을 주었다. 나는 대가를 만날 기대감에 매우 설레었다. 피아제가 세상을 떠나기 바로 직전 해였던 만큼 당시로서는 정말 적절한 기회를 잡은 셈이었다. 방문을 앞두고 나는 두 가지 문제로 신경이 쓰였다. 먼저 내 프랑스어 실력은 최악이었고, 그나마 벼락치기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몇 달밖에 남지 않았다. 또 피아제의 많은 저서들을 두루 섭렵했고 그 내용도 잘 이해하고 있었지만 (이 분야의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피아제의 최신 저작의 의미를 사실상 해독할 수 없었다. 이 책은 피아제가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미스터리인“무엇이 인간 발달을 불러오는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 것이었다. 피아제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평형’을 제시했다. 솔직히 말해 나는 이 난해한 글을 이해하려고 수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가치를 깎아내리기에 급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번 여행을 통해 지금까지 가져왔던 부정적인 생각을 가능한 한 떨쳐버리기로 했고, 발달과 관련해 가장 불가사의한 미스터리에 대한 대가의 해법을 직접 배우기로 했다. 제네바에 처음 도착했을 때 나는 정말이지 운이 좋았다. 피아제가 바로 그 주제를 가지고 세미나 수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히 그것은 피아제의 생애 마지막까지 머릿속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후원자(Le Patron)’, 이는 모든 학생과 조교가 피아제를 부르는 호칭이었다. 내 연구실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호칭으로, 연구실의 구성원들은 나를 그저 ‘빌’이라고 부른다. 운 좋게도 나는 한 달 동안의 체류 기간 중에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하지만 곧 피아제의 강의는 책에서처럼 이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내 불완전한 프랑스어 실력 때문이 아니었다. 프랑스인 학생들도 모두 나처럼 이해할 수 없었다는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 결국 내 방문 일정의 마지막 날에 (이 방문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궁금하던 바로 그때) 대가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나의 이해를 돕고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피아제는 한 학생에게 평형이 무엇이고 발달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물었다. 질문을 받은 학생이 혼란스러워하자 (물론 모두가 공유한 혼란이었지만) 피아제는 화를 냈다. (문자 그대로 그 단어는 ‘균형의 성취’를 의미한다. 그리고 우리 중 누구도 이것이 어떻게 발달 변화를 일으키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피아제는 학생들에게 물었다. “자네들이 물에 빠지면 살아남기 위해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 것 같은가?” 그 학생은 순간 많은 것을 깨달은 듯 조심스럽게 말했다. “둥둥 떠요? 몸을 세우고 헤엄을 쳐요? 크게 발장구를 치고 머리를 계속 위로 들어 올려요?” “아니야!” 피아제가 고함을 쳤다. “헤엄을 치고 방향을 잡아야 해. 앞으로 나아가야지. 그렇게 해야 몸을 가눌 수 있어. 그렇게 하면 좀 더 앞으로 나아갈지도 모르지. 앞으로, 꾸준히 나아가는 것 그리고 한 자리에 머물려고 하지 않는 것, 그게 바로 발달에서의 평형이라네.” 피아제가 든 수영의 비유는 부모와 교육자들이 청소년들을 돕는 데 있어 핵심적인 질문과 씨름할 수 있게 해주었다. 즉 그 핵심적인 질문이란 이런 것들이다. “정확히 청소년들이 어떤 경우에 잘 성장하는가? 달리 말하자면 어떤 경우에 발달적으로 제대로 궤도에 올랐다고 말할 수 있을까? 잘 성장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청소년의 문제 행동이 외부로 표출되기 전에 청소년의 어떤 부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가?”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올바른 성장과 실패한 성장의 개념과 그것을 드러내주는 행동 지표가 잘못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청소년은 모든 종류의 활동에 참여하면서 탁월한 능력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반면에 겉보기에는 극복할 수 없어 보이는 발달 장애가 있지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더 크게 성장할 수도 있다. 이 지점에서 나는 피아제의 해법이 가장 핵심이 된다고 믿는다. 시험에 합격하거나 상을 받는 일, 명성을 얻는 일과 같은 눈에 띄는 행복과 같은 것보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을 보여주는 것은 젊은이들이 쏟는 열정의 ‘방향’과 ‘의미’다. 한국경제TV 핫뉴스 ㆍ`英 왕세자비 여동생 피파, 6억원 일자리 제의?` ㆍ옆집男 이름 붙인 애완견 학대하다 벌금형 `개가 뭔 죄` ㆍ실비오 베를루스코니, 27세女와 약혼 발표 ㆍ윤형빈 정경미 공개 프러포즈 "설레고 멋져" ㆍ정인영 아나운서, 시선 둘 곳 없는 완벽 각선미 ㆍ정인영 아나운서, 시선 둘 곳 없는 완벽 각선미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