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가입자 3000만 시대를 맞아 ‘손안의 지갑’으로 불리는 모바일 전자지갑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KT SK플래닛 LG유플러스 등 통신·플랫폼 사업자를 비롯해 하나은행 신한카드 등 금융사, 신세계백화점 등 유통사, 구글과 애플 등 해외 사업자들까지 서비스 경쟁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 전자지갑은 스마트폰 하나로 신용카드와 멤버십카드, 쿠폰 등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전자지갑을 이용하면 커피숍이나 제과점 마트 등에 갈 때 멤버십카드나 쿠폰을 따로 챙길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의 가상카드로 포인트를 적립하거나 할인 혜택도 간편하게 받을 수 있다. 각 사업자들은 결제방식을 다양화하고 연합체를 결성해 세 불리기에 나서는 등 차별화 포인트를 강조하며 가입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SK 스마트월렛, 전자지갑 선도

국내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의 선두주자는 SK플래닛이다. 2010년 6월 스마트월렛을 내놓아 2년 만에 가입자 700만명을 확보했다. 스마트월렛 앱에 신용카드, 멤버십카드, 모바일쿠폰을 등록해 관리할 수 있고 가계부 기능도 지원한다.

강력한 제휴 네트워크가 강점이다. OK캐쉬백과 SPC그룹 해피포인트, CJ원카드, 롯데멤버스 등 60여개 전국단위 사업자 200여개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전국 8만여곳에서 멤버십 서비스와 쿠폰 등을 제공한다.

스마트월렛은 근접무선통신(NFC)은 물론 ‘페이핀(Paypin)’이라는 자체 결제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페이핀은 스마트폰에 푸시 방식으로 결제 관련 정보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쉽고 빠르게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K플래닛은 온라인매장에서만 가능한 페이핀 결제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른 시일 내에 확대할 방침이다.

◆KT 모카, 결제·적립·할인 한번에

KT는 최근 ‘모카(MoCa)’ 서비스로 SK플래닛에 도전장을 냈다. 금융·유통·솔루션 등 60여개 업체와 ‘모카 얼라이언스’라는 연합체를 결성하고 모카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카는 머니(Money)와 카드(Card)를 합친 말이다. 기존 전자지갑 서비스 ‘올레마이월렛’과 전자화폐 서비스 ‘주머니’를 모카로 통합했다. 이용자는 200만명이다.

모카는 신용카드, 체크카드, 은행계좌, 상품권, 전자화폐, 쿠폰, 멤버십을 하나의 앱에서 관리하고 이용할 수 있다. 특징은 ‘복합 결제’와 ‘자가 보안 결제’다. NFC는 물론 QR코드, 바코드 등 다양한 결제 방식을 지원한다는 게 장점이다.

가맹점의 NFC 리더기 확산이 지지부진했는데 결제 수단을 늘려 이 문제를 해결했다. 사용자가 결제를 하면 혜택이 가장 많은 쿠폰 멤버십 등을 자동으로 적용해줘 편리하다. 가맹점에서 결제 요청 정보를 이용자 휴대폰으로 전송하면 이용자가 직접 승인하는 ‘자가보안’ 기술을 적용해 보안도 강화했다.

◆금융·유통사, 글로벌 사업자도 경쟁

LG유플러스도 ‘U+스마트월렛’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150만명이 이용한다. U+멤버십, 롯데멤버스, GS&Point 등 100여개의 멤버십 카드를 통합 관리할 수 있다. 롯데닷컴, 롯데월드 등 멤버십 제휴사의 쿠폰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 가맹점 쿠폰 을 발급받아 바코드나 NFC 방식으로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선불충전형 전자지갑 ‘하나 N 월렛’을, 신한카드는 ‘신한스마트월렛’을 내놨다. 신세계백화점도 유통업계 처음으로 S월렛을 선보였다. 해외에서는 구글이 NFC 결제기능이 포함된 구글월렛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애플도 멤버십카드와 쿠폰을 스마트폰에 저장해 사용하는 패스북 서비스를 시작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