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도 장세가 보름 남짓 이어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도 2000선 재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이라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긴 하지만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은 장기투자 성격이 강한 미국계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는 종목에 관심을 두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LG화학 등 대형주 ‘러브콜’

코스피지수는 18일 0.51% 오른 1993.09에 마감했다. 삼성전자(0.80%) LG화학(2.47%) SK이노베이션(2.06%) KB금융(1.73%)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가 고른 오름세를 보였다. 외국인이 지수 상승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20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29일 이후 14거래일 연속 순매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11월29일~12월17일) 국내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의 대부분은 미국계 자금(1조500억원)과 유럽계 자금(1조7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계 자금의 경우 원래 장기투자 성향이 강하고, 헤지펀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유럽계 자금도 이달부터 새로운 회계연도를 시작해 보다 긴 호흡으로 종목을 선별하는 것 같다”며 “외국인이 관심을 갖는 종목에 주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외국인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수 한 종목은 총 16개 였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 대형주 중에서 LG화학우선주 하나금융지주 삼성전기 삼성SDI 현대위아 현대건설 등을 주로 사들였다.

이 중 LG화학 하나금융지주 삼성전기 등은 내년도 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은 종목들로 평가받고 있다. 오승규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위원은 LG화학에 대해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4.9% 감소하겠지만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20.1% 증가할 것”이라며 “지난 6월부터 상업가동을 시작한 유리기판 사업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고 화학부문에서는 대산과 오창 공장의 설비 증설 모멘텀이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내년에도 30%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여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이순학 K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정보기술(IT) 관련 부품주 중에서 내년에 가장 확실한 이익 성장이 예상되는 종목 중 하나가 삼성전기”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된 비용처리가 올 4분기 완료돼 내년부터는 실적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점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소형주는 저평가 종목 선별매수

외국인들은 중소형주 중에선 동양생명 샘표식품 DGB금융지주 넥센타이어 등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이들 종목은 한동안 주가가 조정을 받았거나 향후 이익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저평가 매력이 돋보인다는 지적이다.

넥센타이어는 글로벌 산업 수요 둔화와 이에 따른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로 지난 8월 중순 이후 주가가 20% 가까이 조정을 받았다. 김윤기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넥센타이어의 내년 영업이익률은 올해보다 다소 개선된 11.8%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주가는 저가 매수가 유효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