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밀레니엄 포럼 송년회] "유로존 불안에 J리스크 겹쳐…내년 화두는 생존과 위험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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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새정부 출범따른 '무역전쟁' 대비해야
박재완 장관 "내년 경제정책 당선인과 협의"
박재완 장관 "내년 경제정책 당선인과 협의"
“내년 금융산업의 화두는 ‘생존’과 ‘위험관리’가 될 것입니다.”(윤창현 금융연구원장)
“국내 주식시장은 ‘제이리스크(J-Risk·일본위험)’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습니다.”(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장)
17일 서울 남산 반얀트리 호텔에서 열린 한경밀레니엄포럼 송년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국내 경제가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외부 여건도 좋지 않아 금융 등 일부 산업은 힘든 시간을 보낼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불안 지속과 국내 가계부채 문제는 여전히 내년 경제의 최대 변수로 꼽혔다.
행사에 참석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차기 대통령 당선인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회복 지지부진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본부장은 이날 “내년엔 수출 부진이 완화되고 내수도 조금 살아나겠지만 큰 폭의 회복세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이 제시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대 초반이다. 하지만 올해 2%대 초반의 성장에 그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실질적인 회복세는 미미할 것이란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은 “수치상으로 높아지겠지만 변화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내년 국내외 주요 변수로는 유럽 재정위기와 가계부채, 부동산 경기 등을 꼽았다.
박재완 장관은 이 같은 난제에 대처하기 위해 대통령 당선인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27일 발표하는 내년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 “시일이 촉박하긴 하지만 당선인과 협의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계획은 이번 정부가 세우지만 집행은 차기 정부 몫이어서 대통령 당선인 측과의 협의는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세계 교역량 4%대 성장
오상봉 국제무역연구원장은 “세계 경제의 완만한 회복으로 세계 교역량은 올해(3.2%)보다 약간 높은 4%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내년 한국 수출은 올해보다 4.6% 증가한 5750억달러, 수입은 4.8% 늘어난 54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무역수지는 약 300억달러 흑자를 전망했다.
송병준 산업연구원장은 산업별 수출 전망에서 일반기계와 정보기술(IT)이 비교적 높은 수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조선과 무선통신기기도 내년에는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올해 호황이었던 자동차산업의 수출증가세는 올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도 대외통상 환경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의 새 행정부가 출범했기 때문이다. 채 원장은 “미국은 중국 등 주요국에 대한 통화 평가절상 및 무역장벽 철폐 요구를 강화할 것”이라며 “중국 시진핑 정부도 선진국 주도 경제체제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개도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시 상승은 제한적
내년 증시 전망은 좋지 않았다. 김형태 원장은 “일본의 새 정부가 양적완화 정책을 펴는 것이 한국 증시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적완화는 엔화 약세로 이어져,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이 회복되면 한국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김 원장은 ‘제이리스크’가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한국증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해 급속한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내년 코스피지수 고점도 2100 선 정도로 관측했다.
내년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거시경제 및 해외 변수로 △중국의 경기 △일본의 양적완화 △미국의 재정정책 △한국의 통화정책 등 크게 네 가지를 꼽았다. 김 원장은 특히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은 제이 리스크라 부를 만하다”며 “도요타가 이를 기반으로 부활하면 한국 자동차산업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성장잠재력 확충 힘써야
정부와 기업들에 대한 제언도 쏟아졌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은 “지금은 위기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할 시점”이라며 “정부는 단기 부양에만 얽매이지 말고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성장잠재력 확충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도 저성장 장기화라는 변화된 환경에 맞는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을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윤창현 원장은 금융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금융은 인체의 혈맥과 같은 존재”라며 “금융 분야에 대한 비판뿐 아니라 지원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병준 원장은 수출 기업들에 대해 “중동 아세안 등 상대적으로 수출환경이 양호한 지역으로 수출을 다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정환/조미현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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