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유통업계가 사실상 제로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17일 '2013년 유통업 전망보고서'를 통해 내년 국내 소매시장 규모가 올해 대비 3.4% 신장한 231조8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 소매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8% 성장한 224조10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내년에는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대선 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각종 규제 등의 영향으로 3%대로 추정되는 물가상승률을 감안시 유통업계 성장률이 사실상 제로성장에 머무를 것이라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업태별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은 영업규제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온라인쇼핑몰과 편의점은 그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은 경기불황의 영향으로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형마트는 올해 1993년 첫 출첨 이후 사상 최저인 1.4%의 증가율을 보이며 37조3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2.7% 늘어난 38조3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 강제휴무가 월 3회로 늘고 오후 10시에 폐점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큰 폭의 역신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009년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던 백화점 업계는 올 매출 규모가 28조4000억원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년 대비 4.9% 성장하는 데 그친 것. 내년에는 올해와 비슷한 4.9% 증가한 29조8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경제 회복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심리 개선이 어렵고, 특히 면세점과 온라인몰의 성장으로 고객 이탈이 심화될 것이라고 연구소 측은 내다봤다.

올 슈퍼마켓 업계는 매출 규모 26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의 증가율을 보일 것이로 추산된다. 2013년에는 SSM에 대한 규제 강화, 중소슈퍼의 재무환경 악화 등 성장 제한 요소가 더욱 확대돼 3.0% 늘어난 27조2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편의점 업계는 3년 연속 최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전년 대비 19.8%, 내년에는 11.5% 증가한 10조4000억원, 11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쇼핑몰 업계는 올해 11.8%의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32조5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대형마트와 SSM에 대한 영업규제 강화로 온라인몰 시장으로 고객이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에는 9.8%의 늘어난 35조7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김민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 팀장은 "2013년 국내 유통업계는 지속되는 경기불황과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에 이어 물가상승률 수준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하려는 합리적 소비패턴 증대가 예상되고 인구 고령화,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꼭 필요한 상품을 가까운 곳에서 소량 구매하는 소비트렌드가 확산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소는 2013년 유통업계의 소비트렌드 키워드로 'Cheap(저가형 소비)', 'Close(근린형 소비)', 'China(중국인들의 소비)'의 '3C'를 제시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