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전문가 패널들은 처음 이뤄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양자 TV토론이 예상과 달리 집중도와 변별력에서 의미있는 토론회였다고 평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누가 잘했느냐보다는 공격과 방어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집중도를 높인 토론이었다”며 “이런 토론회가 일찌감치 활성화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두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으면서 적극적으로 공격과 방어를 했고 감성 능력에서도 두 후보 모두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총평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토론의 심도와 내용 면에서는 전체적으로 잘된 토론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양자토론의 변별력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렸다. 가 교수는 “박 후보가 자신의 공약과 비전을 보여주는 데 충실했고 문 후보는 많은 부분을 이명박 정부 공격에 할애하다 보니 자신의 정책을 보여주는 데 다소 부족했다”고 평했다. 반면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정책 숙지도와 이해도, 메시지 전달 면에서 문 후보가 정중하면서도 단호한 대응을 보인 반면 박 후보는 다소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토론 방식이 갑자기 바뀌어서인지 두 후보 모두 집중력이 다소 떨어진 듯한 인상이었다”며 무승부 평가를 내렸다.

박 후보와 문 후보의 토론 자세에 대한 분석도 나왔다. 김보경 서울시립대 교양교직부 외래교수는 “토론회 자체에서는 자신감과 여유를 가진 문 후보가 이긴 느낌이지만 토론의 가장 큰 목적인 설득에서 누가 이겼는지는 유권자가 결정할 몫인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장은 “박 후보는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방어하면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시간관리를 제대로 못했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에 대해서는 “물을 마시는 등 경청하는 동안의 태도에 다소 문제가 있었지만 이전에 비해 말투와 눈빛이 강해졌다”고 평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원자력발전소 문제를 이날 토론의 핵심 이슈로 봤다. 배 본부장은 “박 후보가 과학기술 발전을 강조한 것은 잘한 반면 문 후보의 원전 문제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문 후보에 대해서는 “원전과 4대강 문제를 따진 것은 잘한 반면 국정원 여직원 사건을 일정 선에서 그치지 않고 계속 진행한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윤희웅 한국사회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1, 2차 토론에 비해 유력 후보에 대한 정보 전달 측면에서 도움이 된 토론회였다”고 평가했다.

지용근 글로벌리서치 대표는 “문 후보는 공격하고 박 후보는 방어하는 토론회였는데 상대 후보의 정책 이해도, 구체성 등에서 변별력이 있어 중도층 표심에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평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