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TV토론 박근혜-문재인 '양자토론' 성사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가 16일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이날 오후 8시부터 진행되는 3차 대선 후보 TV토론엔 불참하게 됐다.

이 후보의 사퇴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그는 지난달 25일 후보 등록 때부터 꾸준히 "진보적 정권 교체를 위해 헌신하겠다" 는 입장을 밝혔다. 그간 진행된 토론에선 직접적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 고 말하기도 했다.

사퇴 시점을 놓고 '박근혜 저격수' 를 자임한 이 후보가 3차 토론까지 참여 후 물러날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결국 마지막 토론을 6시간여 남긴 상황에서 후보직을 내려놓았다.

이 후보의 사퇴는 초박빙 상황에서 대선 완주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야권에선 이 후보의 지지층인 1% 남짓의 유권자 표가 분산되면 정권 교체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계속 제기됐다.

일각에선 '캐스팅 보트' 를 쥔 만큼 후보 사퇴에 따른 반대급부를 원할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정권 교체란 정치적 부담감 압박이 컸고, 그간 이 후보가 진보당의 존재감과 선명성을 부각시켜 소기의 성과를 얻은 만큼 전격 사퇴하는 모양새를 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후보의 사퇴로 박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양자토론이 성사된 점도 변수다. 그간 문 후보 측은 계속 양자토론 개최를 제안했으나 박 후보 측은 유세 일정 등을 이유로 수용하지 않았다.

따라서 마지막 TV토론에서 이 후보의 공격에 대비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박 후보 입장에선 토론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상대적으로 문 후보 측에선 양자토론이 자연스럽게 성사돼 호재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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