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차세대 UHD TV '선제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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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TV 나오기전 주도권 잡기…KBS와 콘텐츠 공동제작
LG전자가 UHD(초고해상도) TV에 들어가는 전용 콘텐츠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출시가 계속 늦어지며 ‘담달 TV’로 통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가 나오기 전에 UHD TV로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OLED 대신 UHD 시장을 키워 UHD용 방송 장비 점유율을 높이려는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의 전략에 이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용 콘텐츠 KBS와 공동 제작
LG전자는 14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KBS와 UHD 방송 콘텐츠 사업 제휴 계약을 맺었다.
양사는 우선 TV용 다큐멘터리를 공동 제작하기로 합의했다. KBS가 준비 중인 문명 대기획 ‘색’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첫 번째 합작품으로 삼았다. 이 작품을 2014년까지 총 4편 제작할 계획이다. 일부 영상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3’에서 LG 84인치 UHD TV를 통해 공개한다. 또 인기를 끌었던 KBS 드라마 ‘추노’를 UHD용으로 제작해 베스트샵 등 LG 매장에서 방영할 계획이다.
최성호 LG전자 전무는 “LG의 TV 기술력과 KBS의 UHD 방송 콘텐츠를 결합해 차세대 고화질 TV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 8월 UHD급으로 세계 최대인 84인치 UHD TV를 선보였다. 5월 도시바는 55인치 UHD TV를 내놨고 소니는 10월부터 LG와 같은 84인치 UHD TV를 판매하고 있다.
LG 84인치 UHD TV는 화면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화소 수가 830만개로 화질 면에서 지상파 방송 수준인 HD급보다 8배 더 선명하다. 대각선 길이가 213㎝로 일반 가정에 많이 보급돼 있는 42인치 TV를 4개 합쳐 놓은 크기다.
◆UHD와 OLED의 주도권 싸움
UHD TV를 내놓지 않던 삼성전자도 경쟁에 뛰어든다. 삼성전자는 CES 2013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은 85인치 UHD TV를 공개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다양한 크기의 UHD TV를 판매한다. LG전자도 CES 2013에서 60인치대와 70인치대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양사가 OLED TV에 이어 UHD TV에서도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지만 UHD의 약점을 해결하는 게 과제로 남아 있다. 전용 콘텐츠와 수요 부족이 UHD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은 지난달 “UHD 콘텐츠가 없어 관련 시장을 아직은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업체들이 삼성이나 LG보다 UHD에 목을 매고 있는 것도 하드웨어 중심인 OLED 경쟁보다 콘텐츠 중심인 UHD 싸움에서 더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시험 방송에 들어가는 KBS에 비해 일본 NHK는 1995년부터 UHD용 콘텐츠 제작을 준비해 왔다. 독자 표준을 고집하던 소니도 UHD 영상압축 기술을 공개하며 14개 영상 업체와 협력하기로 했다.
일본이 UHD에 집착하는 것은 방송 장비 시장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방송 장비를 UHD용으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은 전 세계 방송 장비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 UHD TV
ultra high definition TV. 초고해상도 TV로, 일반 지상파 방송 해상도인 HD급보다 화질이 8배 선명하다. HD급은 사람의 모공이 희미하게 보이는 데 비해 UHD급은 모공뿐 아니라 어린 아이의 솜털까지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인설/김현석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