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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황하던 가출 소년에게 발명으로 꿈 심어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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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허청·발명진흥회 '대한민국 발명교육대상'

    충남기계공고 배준영 대상
    부모와 함께하는 발명교실 대전지역 명물로 키워

    대전 충남기계공고 배준영 교사(53)는 예전에 지도했던 한 학생을 잊지 못한다. 가출을 반복하던 문제아였지만 발명반에 가입시켜 마음을 다잡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학생은 태양광자동차경주대회 등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직접 모형 자동차를 만들며 발명에 흥미를 붙였고, 이 덕분에 학업도 무사히 마쳤다. 이 학생은 최근 군 입대 전 꽃이 든 화분 10개를 배 교사에게 보내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배 교사는 “특성화 고교에 오는 학생들은 성적이 보통 좋지 않아 위축돼 있는데, 이 아이들에게 자신감과 발명 마인드를 심어줬다는 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특허청(청장 김호원)과 한국발명진흥회(회장 김광림)는 발명 교육에 헌신한 배 교사 등 현직 교원 7명을 ‘2012년 대한민국 발명교육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올해로 2회째인 이 상은 발명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 현장에서 애쓰고 있는 교원을 발굴 시상해 교원들의 사기(士氣)를 높이고, 우수 발명교육 모델을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상 수상자인 배 교사는 2009년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3시간씩 ‘토요발명과학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가 같이 와야만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대전 지역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무선 솔라카(태양광전지차)’ 제작 행사를 열고 차 설계·제작·운행 교육을 했다. 배 교사는 “아이들이 주말에 늦잠을 자거나 게임을 하며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부담없이 ‘과학을 즐기러 오라’는 취지로 만든 것”이라며 “부모님들이 과학과 발명에 대한 흥미를 아이들과 공유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2006년부터 올해까지 그는 62개 발명대회에서 학생 152명 입상을 지도하며 발명문화 확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부산 창신초 정경순 교사(50)는 교직경력 27년 중 20년을 발명 및 창의성 교육 활동에 헌신해 왔다. 부산동래교육청 등 각종 기관에서 발명교실을 운영하며 교육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정씨는 “발명 교육을 하려면 교사가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대전 버드내중 임병웅 교사(37)는 특허청 발명교육센터 강사로 활동하며 100회가 넘는 외부발명강의를 했다. 그는 “10여년 전 한밭여중에서 처음 발명 교육을 시작할 때 뭘 해야 할지 몰라 헤매던 시절이 생각난다”며 “발명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즐겁고 보람된 일”이라고 말했다.

    인천과학고 조대기 교사(36)는 학교 내 발명동아리를 운영하며 순회 강의 활동을 펼쳐 왔다. 조 교사는 “발명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고 세계의 학생들과 기꺼이 경쟁하도록 만드는 것이 교직 생활의 목표”라고 말했다. 경북 군위중 김은희 교사(48)는 경북발명교육연구회장, 경북발명인재육성협의회 육성과제책임자로 활동하며 지역 발명 교육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김 교사는 유치원 학생들을 대상으로도 학부모와 함께하는 발명캠프를 만들었고, 다문화가정발명캠프도 전국에서 처음으로 고안했다.

    전남 여도중 임왕빈 교사(50)는 국제지식재산연수원 강사 등을 지내며 발명 문화 저변 확대에 헌신해왔다. 임 교사는 “학교 교육과정에 기술과발명 단원이 신설될 정도로 국가적으로 발명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와 군 장병을 대상으로 발명 교육 활동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로상 수상자인 광주 송정동초 김명철 교감(61)은 30여년 전부터 발명동아리를 운영했다. 김 교감은 “얼마 남지 않은 교직생활이 끝나더라도 발명 교육 활동을 할 수 있는 개인 발명교실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시상식은 내년 2월 개최 예정인 발명교육콘퍼런스에서 열린다. 대상 수상자인 배 교사에겐 국가지식재산위원장상 및 상금 500만원이, 나머지 수상자에게는 특허청장상과 함께 상금 300만원이 수여된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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