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모범거래기준 발표에 편의점 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성장동력인 출점이 제한돼 성장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13일 편의점 업계는 "공정위의 모범거래기준에 따르겠다"면서도 "출점 자체를 규제하면 사업을 전개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13일 기존 점포의 도보거리 250m 내에 새로운 점포를 낼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편의점 업종의 모범거래기준'을 발표했다. 이는 올 초 편의점들이 자발적으로 50~150m 출점을 제한한 것보다 강화된 수준이다.

가맹희망자에게 예상매출액 자료를 서면으로 제공하고, 가맹점 중도 계약해지시 위약금을 계약금의 10%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편의점 관계자는 "현재 인테리어·집기·전기료·최소 운영비 지원 등 업체들 나름대로 경쟁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인위적으로 제한까지 하면 가맹본부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며 "가맹본부의 사업이 흔들리면 가맹점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창업 희망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편의점 출점은 더욱 힘들어졌다"며 "앞으로 어떻게 가맹점을 운영해야 할 지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편의점 관계자는 "스스로 출점 제한 거리를 뒀을 때도 이전보다 출점 증가폭이 30%가량 줄었다"며 "출점 제한 거리가 강화돼 성장성은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정위에 따르면 편의점의 매장 수는 최근 4년 동안 큰 폭으로 증가했다. 비지에프리테일(CU), 지에스리테일(GS25),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바이더웨이), 한국미니스톱(미니스톱) 등 상위 5개사의 전체 매장 수는 2008년 1만1802개에서 올 10월 말 현재 2만3687개로 2배 이상 늘어났다. 매장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5개 브랜드 가맹점의 매출은 같은 기간 연평균 5억3332만6000원에서 4억8276만8000원으로 감소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