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006년 7월 장거리 미사일(대포동2호)을 발사한 지 석 달 만에 처음으로 핵실험을 단행했다. 또 2009년에는 4월 장거리 로켓(광명성2호)을 발사하고 한 달 만인 5월25일 2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미국을 겨냥한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의 일환으로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을 세트로 진행해온 것이다. 때문에 이번에도 북한은 3차 핵실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우리 정부의 판단이다. 북한은 핵실험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 우리 당국의 분석이다.

우리 당국은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 이미 지하 핵실험을 했던 두 개의 갱도 외에도 두 개의 갱도를 새로 굴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선다면 이미 두 차례나 핵실험을 했던 플루토늄 방식보다는 고농축우라늄(HEU)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북한은 연간 약 80t 규모의 사용후 연료를 재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해 1989년부터 가동해왔다. 2002년 이후 최소 세 차례 이상 재처리를 통해 40여㎏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980년대 중반부터는 HEU 방식을 개발해왔다. 2010년 미국 핵과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초청해 HEU 방식의 핵심인 현대식 원심분리기 시설을 공개했다. HEU 핵무기 제조시설은 은닉과 이동이 쉬워 HEU를 이용한 핵실험에 성공하면 북한으로서는 또 다른 핵카드를 손에 쥐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로켓 발사 이후 국제사회가 압박하면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이미 두 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 능력을 입증한 만큼 국제사회로부터 장거리 로켓 발사보다 더 강력한 제재를 불러올 핵실험을 단행할 필요성이 적다는 것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