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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취업문 여는 한경 TESAT] 투표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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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세진 교수의 경제학 톡 (18)
    대선이 코앞이다. 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도 한창이다. 투표는 민주 시민으로서 권리이자 의무라고 한다. 하지만 경제학자의 시각으로 보면 투표는 설명하기 어려운 행위다. 어디선가 읽은 우스개 이야기다. 미국의 한 대학 도시의 선거날이었다. 투표소에서 경제학과 교수 둘이 마주쳤다. 둘 다 당황해서 더듬거리며 대화를 나눈다.

    “아내가 오자고 해서….”, “나도 마찬가질세.” “여기서 날 만난 거 과에는 비밀이네.” “당연하지….”

    어째서 이런 농담이 생겼을까? 경제학에서 모든 행위는 편익과 비용의 비교로 설명한다고 한 바 있다. 먼저 투표의 편익을 생각해 보자. 편익은 내가 투표함으로써 지지하는 후보자가 당선이 되어 내가 원하는 정책을 폈을 때의 이익이나 만족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익이나 만족감을 느끼기 위한 길은 멀고도 험하다. 우선 나의 한 표를 더함으로 인해 지지후보가 당선되어야 하고, 그 당선자가 내가 원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궁극적인 이익이나 만족감에 내 한 표가 지지후보를 당선시킬 확률과 당선자가 내가 원하는 정책을 펼 확률을 모두 곱해줘야 한다. 특히 내 한 표로 당선자가 바뀔 확률은 미미하기 때문에 투표의 편익은 불확실하고 매우 작기 마련이다.

    투표 비용은 어떠한가. 투표에 금전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마음에 드는 후보를 고르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하는 번거로움과 투표에 소요되는 총시간에 대한 기회비용이 있다. 이렇게 투표 비용은 확실하고 사람에 따라 꽤 클 수 있다. 따라서 투표의 편익이 비용보다 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 결과는 낮은 투표율로 나타나곤 한다.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한 나라나 지역의 경우 투표율 제고를 제도 도입의 중요한 목표로 제시하는데, 전자투표가 투표 비용을 낮출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렇지만 전자투표 도입 결과 투표율이 눈에 띄게 올라간 경우는 찾기 어려운 것 같다. 그 정도로는 편익과 비용의 차이를 뒤집을 수 없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투표를 하지 않는 행위를 무임승차(free-riding)로 설명하기도 한다. 모두가 훌륭한 후보가 당선되어 더 나은 사회가 되는 것을 원하지만, 후보에 대해 분석하고 투표하는 비용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치르길 바랄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애쓴 결과에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편승하는 행위를 비유적으로 무임승차로 표현하는데, 투표는 하지 않고 그 결과만 누리고자 하는 태도가 딱 그런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과거 10년 동안의 다섯 차례 대선과 총선 중 투표율이 70%를 넘긴 선거가 딱 한 번 있었다. 50%를 넘지 못한 적도 한 번 있었다. 전반적으로 투표율은 하락하는 중이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 보면 개인적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데도 투표하는 민주 시민이 대강 반은 넘는 것이다. 기권표를 던지는 한이 있더라도 투표하는 민주 시민이 될 것인가, 묻어가는 방관자가 될 것인가. 여러분이 선택할 일이다.

    민세진 <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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