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2016년까지 중국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2조원, 현지 채용 인원 10만명을 달성해 중국 내 1위 패션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사진)은 지난 11일 중국 상하이 더웨스틴번드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패션사업 위주로 중국시장을 공략했지만 앞으로는 외식·레저사업부를 강화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박성수 이랜드 회장의 여동생인 박 부회장은 “4년 내 패션사업부에서 7조원, 외식·레저사업부에서 3조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994년 중국 상하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중국에 진출한 이랜드는 1997년 2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지만 2005년 1388억원을 달성하며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10년에는 1조1649억원으로 매출 1조원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랜드는 올해 중국 내 6000여개 매장에서 약 2조원(국내 1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랜드가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는 티니위니 스코필드 후아유 등 자사 브랜드와 만다리나덕 코치넬리 등 해외 브랜드를 포함해 30개다. 이랜드는 이들 브랜드 중 절반을 연매출 1000억원의 브랜드로 육성하고 티니위니와 이랜드를 연매출 1조원의 메가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브랜드 수는 내년에 중국에 새로 론칭하는 14개를 포함해 2016년까지 1만2000개 매장에서 70개의 브랜드를 운영할 방침이다.

이날 간담회에 배석한 최종양 이랜드 사장은 “중국 현지에서 제조·직매형 의류(SPA·패스트패션) 브랜드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현지 브랜드 및 글로벌 브랜드와 제휴해 외식·레저 등 다양한 분양에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통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SPA 브랜드인 미쏘는 내년 2월 중국에 1호점을 내고 스파오도 내년 중 중국에 매장을 낼 계획이다. 신발 멀티숍인 폴더와 최근 SPA 브랜드로 전환한 후아유도 중국에 진출할 예정이며 새로운 패션용품 SPA 브랜드도 론칭하기로 했다. 글로벌 브랜드로는 게스진 랭글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고 이날 나이키골프의 중국 내 10년 독점 판매권을 획득했다.

이랜드는 또 외식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12일 상하이에서 자사 패밀리레스토랑 브랜드인 애슐리 현지 1·2호점을 론칭했다. 매출 목표는 2015년 1조원, 2016년 2조원이다. 지난 9월에는 상하이 푸둥지역의 대형 백화점인 빠바이반 3층에 커피전문점인 카페루고를 개점했다. 내년까지 애슐리와 루고에 집중한 뒤 2014년부터는 다른 외식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다. 박 부회장은 “애슐리는 이랜드 외식사업부가 운영하고 있는 8개 브랜드를 중국에 내보내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늘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저사업과 관련해선 최근 중국 구이린호텔을 인수했으며 2016년까지 10개의 호텔 체인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최 사장은 “현재 3개의 현지 호텔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박 부회장은 “중국 패션부문을 홍콩증시에 기업공개(IPO)할 생각인데 현재 증시가 안 좋아 시기를 보고 있다”며 “상장하게 되면 시가총액이 4조~5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