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공룡' 이마트가 3개월만에 추가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 가운데 부진한 시장 분위기를 뚫고 수요 예측 흥행이 가능할 지 주목된다.

11일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24일 1000억원 규모의 3년물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신용평가사들은 발행 예정인 이마트의 제 10회차 회사채에 대해 신용등급을 기존과 같은 'AA+'로 제시했다.

회사채 등급전망은 '안정적'이다. 내수 침체, 영업일 규제 등 사업환경 위축에도 불구하고 경기민감도가 낮은 대형마트 업태의 특성과 사업역량 등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수익창출력을 고려하면 현재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5월 신세계로부터 대형마트 부문이 분할돼 설립됐고, 분할일 기준 총 자산 10조4000억원, 총 부채 4조9000억원, 총 차입금 2조8000억원을 승계받았다. 9월 말 기준 147개의 이마트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분할과 그 이후의 투자로 차입금 부담이 다소 늘었지만 차입금 의존도가 24.4%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기평 측은 "최근 이마트가 에브리데이리테일(옛 킴스클럽마트) 지분을 인수했고 앞으로도 연간 6~7 개 내외의 대형마트 신규 출점과 트레이더스, 분스(드럭스토어), 몰리스(애완견샵)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한 투자 부담을 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연간 1조원 내외의 투자계획은 이마트의 현금창출력 대비 크게 부담스러운 규모는 아니다"고 진단했다.

한편 연말을 맞아 회사채 시장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의 회사채 수요 예측 흥행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마트의 경우 유통업의 특성상 건설, 조선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 회사채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발행된 한국복합물류 회사채의 경우 수요 예측 경쟁률이 5.425대 1을 기록하는 등 양호한 분위기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지난 6일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 예측에서 기관이 총 발행 예정 물량(3000억원)의 13%인 440억원만이 참여하는 데 그치는 등 연말을 맞은 회사채 시장 파장 분위기는 부담 요인이다.

한 채권 담당 연구원은 "이마트의 경우 3년물로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다는 장점 등이 있지만 흥행 여부는 결국 희망금리의 수준에 달려 있다"며 "지난 9월 발행된 5년물 회사채의 경우 다른 유통업체들 대비 희망금리가 다소 낮게 설정된 바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기관들이 결산을 위해 북 클로징을 진행 중이란 점을 지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