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를 이어오던 한국산업의 고객추천도가 전년에 비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에도 고객 자신들이 기업에 대해 느끼는 만족도는 상승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정도로까지 올라가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은 소비자들의 추천 의향 정도를 나타낸 ‘고객이 가장 추천하는 기업(KNPS)’을 12일 발표했다. 올해 KNPS 조사 대상 산업 총 96개 중 뽑힌 1위 기업을 KCSI(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 1위 기업과 비교한 결과 82개 산업(85.4%)에서 겹쳤다. 고객 만족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KNPS 또한 높은 것이다.

산업 전체 KNPS 지수는 전년 대비 0.2점 하락한 36.0점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이 1.3점 하락한 39.6점, 서비스업이 0.8점 상승한 33.9점이었다. KNPS는 2007년 공식 발표 이후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가 내수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불황으로 접어들수록 타인에게 특정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하는 데 신중해진다는 분석이다.

전체 96개 조사 대상 산업 중 신규 산업을 제외할 경우 추천지수 상승 산업이 53개(제조 25개, 서비스 28개), 하락 산업이 35개(제조업 21개, 서비스업 14개)였다. 생활용품(캐주얼화, 세제 등), 여성 관련 소비재(여성 내의, 기초화장품 등) 및 유통 관련 산업(대형마트, TV홈쇼핑, 전자제품 전문점 등)의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생활용품 및 소비재의 하락폭이 커 지수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제조업에 비해 서비스업의 추천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에 속하는 4개 부문은 모두 KNPS가 40점을 넘은 반면 서비스업에 속하는 산업들은 30점대에 머물렀다. 금융과 통신 서비스업의 고객추천도가 가장 낮았다.

제조업에서는 음식료품과 기타 소비재 산업이 가장 높았고 내구재 산업이 뒤를 이었다. 여성용 한방화장품(60.0점), 라면(58.4점), 유산균 발효유(56.4점), 우유(56.0점) 등의 산업이 50~60점대의 높은 KNPS 지수를 나타내며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내구재 제조업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산업은 냉장고(58.6점)였다. TV(57.4점), 가정용 에어컨(53.1점), 김치냉장고(51.6점), 전기밥솥(51.0점) 등이 뒤를 이어 생활가전 관련 산업이 높은 고객 추천지수를 보였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가정용 복합기, 김치냉장고, 냉장고 등 9개 산업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KT(국제전화, 시내·시외전화, 인터넷전화, 초고속인터넷)가 4개 산업, 아모레퍼시픽(남성용 기초화장품, 여성용 기초화장품, 여성용 한방화장품)이 3개 산업에서 복수 1위를 차지했다. 삼성에버랜드(워터파크, 종합레저시설), 유한킴벌리(생리대, 화장지), LG생활건강(세탁세제, 치약), 빙그레(가공우유, 아이스크림), 금강제화(정장구두, 캐주얼화), 현대자동차(일반승용차, RV승용차), 삼성화재(자동차보험, 장기보험) 등은 2개 산업에서 1위를 기록했다.

김종운 KMAC CS경영본부장은 “소비자가 상품 또는 서비스를 구매할 때 의사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고객 추천”이라며 “고객 추천 활성화를 위해 효과적인 전략 및 실행 기반을 마련하고 고객 경험 관리를 통해 충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KNPS는…신규고객 확보 위한.능동적 만족도 나타내

‘고객이 가장 추천하는 기업(KNPS)’은 한국의 산업별 상품 또는 서비스를 경험해본 고객이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추천하고자 하는지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기업 성장에서 고객 추천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면서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2001년부터 축적해온 고객 추천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2007년부터 발표하고 있다.

KNPS 조사는 각 기업이 고객을 만족시키면 만족한 고객은 그 기업을 계속 이용하고 새로운 고객을 추천해 신규 고객이 늘어남으로써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고객만족도(CSI) 조사가 자사의 기존 고객 유지에 초점을 두는 방어적인 관점이라면 KNPS 조사는 기존 고객들의 적극적인 추천 행위를 통한 신규 고객 확보에 초점을 둔 능동적인 관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07년 첫 발표 이후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은 KNPS는 소비재 제조업 31개, 내구재 제조업 20개, 일반 서비스업 45개 등 총 96개 산업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산업별 1위 기업을 선정했다. 올해는 시장이 크게 커지며 국민 실생활과 연관도가 높아진 가공우유, 아웃도어 의류, 여성용 한방화장품, 면세점, 소셜 커머스, 워터파크 산업을 신규로 조사해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65세 미만 소비자 1만524명을 대상으로 1 대 1 면접 방식으로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4개월간 진행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


◆2012 KNPS 산업별 조사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