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11일 오후 1시29분

한국장학재단이 2200억원어치에 달하는 삼성에버랜드 보유 지분의 공개 매각 계획을 사실상 접었다. 장학재단은 삼성그룹에 자사주 형태로 재매입해줄 것을 요청하거나 삼성에버랜드가 기업공개(IPO)에 나설 때까지 기다리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장학재단은 내년 초 외부 인사로 구성된 삼성기부금운영위원회를 소집, 삼성에버랜드 10만6149주(지분율 4.25%)에 대한 매각 방식 변경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당초 이달 중 위원회를 소집해 심의하고 이사회 결의까지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오는 19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의식해 뒤로 미뤘다.

매각 방식 변경안에는 IPO 시점까지 보유하는 방안과 삼성그룹에 자사주 형태로 재매입을 요청하는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장학재단은 삼성그룹이 사회 환원 차원에서 기증한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넘겨받아 동양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올 3월과 11월 두 차례 공개 매각을 시도했다. 하지만 장학재단이 설정한 가격에 시장 수요가 크게 못 미치자 공개 매각 계획을 사실상 철회했다. 장학재단은 주당 200만원 미만에는 매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방식 변경은 그러나 삼성그룹에 휘둘릴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IPO나 자사주 재매입은 장학재단의 ‘노력’과는 별개로 삼성그룹의 ‘결단’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