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1, 2위 은행인 HSBC홀딩스와 스탠다드차타드(SC)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돈세탁을 한 혐의로 벌금을 물게 됐다. HSBC가 내기로 한 벌금 및 추징금은 총 19억달러(약 2조460억원)로 사상 최대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영국 최대 은행인 HSBC가 이란 돈세탁 혐의 등과 관련해 벌금을 내기로 미국 법무부 재무부 등과 합의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법무부 등은 HSBC가 제재 대상국인 이란과 거래, 적성국교역법 및 은행법을 위반한 혐의를 인정하자 기소를 유예해주기로 했다. HSBC가 내는 19억달러 가운데 13억달러는 추징금이다. 지금까지 은행들에 부과한 추징금 가운데 최대 규모다. 나머지 6억5000만달러는 벌금이다.

미국 사법당국과 HSBC는 11일 합의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HSBC가 막대한 벌금을 물기로 합의한 것은 돈세탁 혐의로 기소당해 유죄 판결을 받으면 고객들이 대거 빠져나가고 미국에서 영업정지를 당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3억2700만달러(약 3520억원)의 벌금을 낼 것이라고 미국 중앙은행(Fed)은 밝혔다. 이 은행은 Fed에 1억달러, 미국 법무부 등에 2억2700만달러를 벌금과 합의금 등으로 납부하게 된다. 스탠다드차타드도 미국 법무부로부터 기소를 유예받기로 했다.

뉴욕주 금융감독청은 스탠다드차타드가 이란과 거래를 통해 총 2500만달러의 자금을 세탁했다고 지난 8월 발표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법적 소송을 제기할 의사까지 밝혔으나 미국 금융당국이 조사를 계속하자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