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0~22일로 예고했던 장거리 로켓 발사 시기를 조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일련의 사정이 제기돼 우리의 과학자, 기술자들은 ‘광명성-3호 2호기(위성 명칭)’ 발사 시기를 조절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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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로켓 발사 시기는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북한은 발사 시기 조절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1일 로켓 발사계획을 발표하면서 ‘김정일 동지의 유훈’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라고 정부 당국자는 말했다.

여러 분석이 나온다. 우선 기술적인 문제다. 북한은 3단 로켓 장착 작업을 했으며, 이르면 8일부터 로켓에 연료를 주입할 것으로 군 당국은 예상했으나 이와 관련한 작업이 시작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어제(8일) 낮부터 이상 징후가 있었다”며 “기술적인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나로호와 마찬가지로 로켓 등 발사체에 결함이 생기면서 일정을 미룰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달 초부터 한반도에 밀어닥친 강추위와 많은 눈이 로켓 발사 일정을 미루게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 7일 미국 위성사진 업체 ‘지오아이’의 서해 동창리 발사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최근 눈이 내려 장거리 로켓 발사 준비가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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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과학자, 기술자를 언급한 것으로 볼 때 기술적인 문제나 기후상황이 이유인 것 같다”며 “로켓을 설치하고 점검하는 과정에서 부품 등에서 결함을 발견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로켓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과 미국 일본뿐만 아니라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까지 반대입장을 보이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4일 “중국은 조선(북한)이 반도의 평화와 안정의 큰 틀에서 출발해 신중히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 등이 대북 금융제재 등 강도 높은 추가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상당한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주민들에게 로켓 발사 계획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제 로켓 발사에 목적이 있었다기보다는 국제사회의 반응을 떠보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데 비중을 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