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7일 오후 3시5분

정책금융공사가 국내 제약사들을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한다. 전체 펀드 규모는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공사는 7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신성장동력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계획’ 설명회를 열고 “앞으로 3년 동안 제약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프로젝트 펀드를 집중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공사는 이를 통해 국내 제약사 중 다수를 연 매출 2조~3조원대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번 펀드는 향후 10년 내 세계 50대 제약사(연 매출 기준)에 한국 기업 3곳을 진입시키고, 세계에서 통용되는 신약 10여개를 제조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펀드는 공사가 50%를 출자하고 전략적 투자자(SI)와 운용사(GP) 등이 나머지를 출자하는 매칭 방식으로 이뤄진다. 운용사가 SI와 펀드 사용 대상 등을 확보해 오면 공사가 심사를 통해 자금을 수시로 출자한다.

개별 펀드 규모나 공사의 출자 예산은 미정이지만 전문가들은 펀드당 규모가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력한 SI 후보인 중상위권 제약사들이 인수·합병(M&A)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수백억원 정도인 점을 감안한 진단이다. 이런 펀드가 10개 안팎 생길 전망이어서 총 펀드 규모는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매출 2000억원 이상을 올린 제약사는 24곳, 1000억~2000억원대는 25곳이다. 공사는 이들 기업이 펀드에 SI로 참여해 펀드 자금을 M&A 용도 등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제약사들과 만나 필요한 자금 규모와 사용처 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라며 “펀드 자금을 신약 개발과 연관된 곳에 투입하는지, 운용사들이 마련한 투자 회수(엑시트) 전략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등이 출자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동혁 기자 otto8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