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바뀌고 있다. '바카라'(바이오·카지노·딴따라)를 필두로 강세를 보였던 중소형주들이 하나둘씩 무너지는 반면 IT 외에 대형주들이 '우상향' 곡선을 점차 회복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16일(저점 1856.81)에서 1960선까지 약 5% 이상 오르는 동안 중소형주와 코스닥지수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중형주는 2097.62에서 2040선까지 약 3% 하락했고, 소형주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코스닥은 490선 후반대에서 초반으로 밀렸다.

코스닥에서는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며 그동안을 장을 주도했던 업종들이 약세로 돌아섰다. 게임빌, 컴투스 등 인터넷·모바일을 포함해 바이오, 카지노, 엔터테인먼트 업종 등도 모두 빠졌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센터장은 "그동안 안전자산으로 몰렸던 심리가 서서히 위험자산으로 옮겨오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그동안 소외됐던 대형주가 더 주목을 받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대형주 중 IT 외에 일부 우려가 과도했던 조선 화학업종들 등 소재·산업재에 대한 투자심리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16일 이후 코스피 내 상승률 상위 업종은 건설, 조선, 증권, 자동차, 화학 등 이른바 '경기순환주'들이다.

윤 센터장은 "주가는 현실보다 한발 앞서 움직이고 있다"며 "국내 증시 상황만해도 그동안 우려가 컸던 업종과 기대가 컸던 종목들의 주가가 예상과 다르게 등락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실적 등 기업 내재가치(펀더멘털)도 주가 차별화의 요인으로 보인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측면에서 코스닥 기업들은 지난 3분기에 영업이익이 전분기에 비해 줄어든 기업의 비중이 57.3%에 달했다"며 "심지어 32%에 달하는 기업이 적자를 낼 기록할 정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중소형주와 코스닥 기업들의 4분기 이후 실적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코스피 대형주들도 4분기와 내년 실적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 투자심리에서 차이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형주와 중소형주 등의 차별화된 흐름은 연말 장세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센터장은 "미국 재정절벽 논의의 전개방향에 따라 시장의 투자심리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면서 "그러나 큰 그림에서 위험자산으로의 이동이 이미 시작됐다고 보면 중소형주보다 낙폭이 컸던 대형주에 매기가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