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글로벌IB 되려면 한국시장 압도하는 챔피언 나와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신용등급 회복은 정책연속성 성과…추가 상향 예상
자산운용부문만 철수할 뿐 IB 등 오히려 강화할 것
카를로스 코데이로 골드만삭스 아시아 담당 부회장은 ‘골드만삭스가 한국에서 완전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잘 알고 있는 듯했다. 4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자산운용부문만 철수할 뿐 투자은행(IB) 등 다른 부문은 오히려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할 정도였다. “지오영 등 한국 회사에 대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코데이로 부회장은 골드만삭스의 성장 과정을 설명하며 “한국 증권사는 물론 금융그룹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더 커져야만 글로벌 금융회사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 증권사들이 글로벌 IB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은.
“골드만삭스가 글로벌 최고 금융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시장을 우선적으로 석권한 덕분이다. 국내 최고 금융회사가 되지 않고는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수 없다. 한국엔 금융그룹이 여럿 있다. 하지만 한국시장을 압도하는 회사는 없다. 한국에서도 시장을 선도하는 금융회사가 1~2곳은 나와야 한다. 한국 기업이 전자와 조선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된 것도 국내 시장을 평정한 뒤 가능했다.”
▷메가뱅크를 지지한다는 얘기인가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엔 62곳의 증권사가 있다. 증권사 간 M&A를 예상하는가.
“한국엔 작은 증권사들이 너무 많다. 보다 크고 영향력 있는 대형 증권사가 필요하다. 한국 증권사 간 통합을 위한 큰 장이 설 것으로 본다.”
▷글로벌화를 위해 해외 금융회사를 M&A하는 전략은 어떤가.
“예전엔 해외에서 스스로 자리잡을 때까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기 때문에 현지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전략을 권했다. 하지만 복잡하고 관계형성이 중요한 금융 분야에서 현지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전략이 항상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지난 8~9월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일제히 올렸는데.
“지난 15년간 한국 정부의 정책은 지속성과 연속성을 가져왔다. 어떤 정당이 정권을 잡든 흔들리지 않았다. 금융과 기업 구조재편에서도 매우 개방적인 기조를 유지했다. 정책의 지속성과 연속성이야말로 다른 나라들과 구별되는 한국 정부의 성공 비결이다.”
▷본격 선거전에 돌입한 한국 대선의 관심사로 경제민주화가 떠올랐다.
“어느 후보가 대통령이 되든지 관계없이 신용등급에 대한 정책은 연속적이고 지속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국가신용등급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는지.
“신용등급을 전망할 위치에 있지는 않다. 다만 정부정책의 연속성이 보장되는 한 신용등급 상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오르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오르느냐가 관심사다.”
▷최근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이 한국 철수를 결정했는데.
“골드만삭스는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가 터진 달에 한국 자산운용시장에 진출했다. 2년을 준비했지만 진출 시점이 적절하지 않았다. 한국 시장의 경쟁자들 또한 매우 우수했다. 적절한 시점과 경쟁강도를 예측하지 못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골드만삭스도 지난 5년간 노력했지만 이 점을 살피지 못했다.”
▷골드만삭스 전체가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처음으로 한국 대표를 최고위직인 파트너로 승진시켰다. 한국시장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M&A 등 한국 기업금융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자체자금 2조5000억원을 들여와 지오영 등 우량 기업에도 투자했다. 이런 상황에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이유가 없다. 한국시장에 대한 골드만삭스의 관심은 확고하다.”
▷자산운용부문도 한국에 다시 진출할 수 있다는 얘기인가.
“물론이다. 한국인들의 자산운용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본다. 언젠가 여건이 되면 다시 돌아올 계획이다.”
코데이로 부회장은 한국 신용등급 전략 15년째 자문역 맡아
하버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크레디트스위스 등에서 일하다 1990년 골드만삭스의 아시아 자본시장본부 공동 대표로 영입됐다. 1992년 파트너로 승진했으며 2000년 아시아 담당 부회장에 선임됐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고 있던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자문역을 맡은 이후 15년째 한국 정부에 신용등급 전략을 자문하고 있다. 한국어 명함을 가지고 다니는 친한파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