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4일 오전 11시38분

국내 증권사들이 상장사 주식연계사채(ELB)를 발행할 때 단순히 중개만 하고도 인수하는 것처럼 공시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연기금과 은행 등 상당수 기관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같은 상장사 주식연계사채에 투자할 때 중개를 맡은 증권사 이름만 ‘빌려 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A라는 기업이 B기관을 상대로 BW를 발행할 때 정작 공시 내용에 B기관은 빠지고 C증권사가 들어가는 식이다.

이 경우 일반투자자들은 A회사에 C증권사가 투자한 것으로 알지만 실제 투자한 곳은 B기관이 된다. 한 증권사 IB본부장은 “증권사가 일단 물건(BW)을 가져온 뒤 자신의 장부에 인식하고, 약속한 투자자에 매각해 자금 조달을 한 발행사에서 중개수수료를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 투자자를 숨기고 전면에 중개 증권사를 내세우는 관행이 퍼진 것은 기관들이 저신용 기업 BW에 투자했다가 괜한 구설에 오르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증권사들의 영업 행태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불법성 여부가 있는지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