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 전통적인 파생결합증권(DLS) 기초자산과 주가연계증권(ELS)의 기초자산인 주가지수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DLS’ 발행이 늘고 있다. 기초자산이 많아져 수익을 확정할 가능성은 전통적인 DLS나 ELS보다 낮지만 기대 수익률을 최대 연 11~12% 정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 고액 자산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투자회사들은 지난 11월 18종의 공·사모 하이브리드 DLS를 발행했다. 10월 하이브리드 DLS 발행 건수는 5건이었다.

자금도 몰리고 있다. 대신증권이 지난달 26일과 29일 발행한 ‘대신 공모 7호’와 ‘대신 공모 8호’에는 각각 34억원, 24억원이 들어왔다. 기초자산을 금 은 S&P500으로 구성해 기대 수익률을 연 11% 이상으로 높인 전략이 주효했다. 같은달 대신증권이 금 은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기대 수익률 연 9.42%짜리 DLS 상품은 투자금 12억원을 받는 데 그쳤다.

대우증권이 11월21일 발행한 공모 DLS 957호에는 49억원이 청약됐다. S&P500 코스피200 등 전통적인 ELS 기초자산에 금 가격을 추가했다. 기대 수익률은 연 8.04%로 주가지수 2개로 구성된 ELS의 일반적인 기대 수익률(6~7%)보다 높다. 하나대투증권이 금과 S&P500을 기초자산으로 지난달 발행한 하이브리드 DLS 2종(공모 580호·582호)에도 105억원이 들어왔다.

하이브리드 DLS의 인기는 일반 DLS나 ELS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DLS나 ELS를 설계할 때 기초자산을 늘려 수익 확정 조건을 까다롭게 하면 기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한 증권사 파생상품 담당자는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줄어 주가지수로만 ELS를 만들면 높은 수익률을 제시할 수 없기 때문에 원자재에 주가지수를 섞어 기대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대 수익률이 높지만 손실 가능성이 클 수도 있어 상품구조를 잘 살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DLS는 상품을 기초자산에 포함하는데, 상품 가격 전망에 대한 일반투자자의 접근성이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