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 KFC 등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 염브랜즈가 회사 매출의 44%를 올리는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중국 경기가 하강하고 있는 데다 중국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염브랜즈 산하 패스트푸드점에 대한 인기가 줄어든 탓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데이비드 노박 염브랜즈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을 인용, 올 4분기 염브랜즈의 중국 내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약 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염브랜즈의 중국 시장 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은 1987년 베이징에 첫 KFC 매장을 낸 이후 처음이다. 염브랜즈의 중국 매출은 작년 4분기 직전 분기 대비 21% 늘어난 뒤 4분기 연속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

염브랜즈는 매출 감소 원인으로 중국의 경기 악화를 꼽았다. 중국은 올 3분기까지 7분기 연속으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둔화했다.

업계는 염브랜즈가 고전하는 원인을 다르게 보고 있다. 우선 염브랜즈의 음식들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1987년 중국 진출 당시만 해도 ‘서구의 근대적 음식’이라는 이미지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는 신선함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염브랜즈의 중국 내 매장 수는 현재 5000여곳에 이른다.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필리핀 패스트푸드 체인 졸리비는 중국에 패스트푸드 면 체인점인 융허킹(Yonghe king) 매장을 약 300곳 열었다. 중국식 샤부샤부 전문점인 하이디라오(海底撈)는 방문객이 대기하는 동안 매니큐어나 구두닦이 등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WSJ는 “염브랜즈의 중국 내 경쟁 업체만 50여곳”이라고 전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