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계속되면서 택배업계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택배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영업을 중단하는 중소형 택배사들이 늘고 있고, 추가적인 인프라 투자도 어려워 대형사 위주로 업계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수 년간 택배 단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2006년 31개였던 택배사업자는 2011년 기준 17개사로 감소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택배영업소 300개를 대상으로 '택배업계 운영 실태 및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 택배영업소들은 택배 1박스를 5000원에 배송시 평균 325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수익률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5.8% 감소한 수치다.

영업소의 전반적인 경영상황을 묻는 질문에도 응답기업의 63.7%가 '좋지 않다'고 답했고 '보통'이라는 응답과 '좋다'는 답변은 각각 33.3%, 3.3%에 그쳤다.

대한상의는 "고유가와 더불어 인터넷 쇼핑몰 등 기업고객 유치를 위한 택배 영업소들의 경쟁적인 단가 인하가 '치킨게임'으로 치달으면서 수익률이 지난해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중견 택배 사업자인 이노지스는 공식적으로 영업중단을 결정했다. 이노지스는 그동안 인터파크, 예스24 등의 화주들을 대상으로 도서 배송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 온 회사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이陸治봉� 영업중단은 현 택배 단가 수준이 중소 택배업체의 경영난을 가중시킬 수 밖에 없는 수준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노지스는 2009년 293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래, 2012년에는 6월말까지만 누적 3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꾸준히 성장하는 회사였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하지 못했다. 택배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대형 택배사 일부를 제외하고는 추가적인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강동진 연구원은 "그동안 이노지스가 처리하던 물량의 상당 부분을 CJ대한통운이 처리하게 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기존의 경쟁 업체가 있었지만 CJ대한통운이 상당한 물량을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은 터미널 인프라 등이 2위권 업체 대비 월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 재편 과정에서 인프라 경쟁력이 있는 상위업체로의 물량 쏠림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과정에서 시장점유율과 서비스 경쟁력을 바탕으로한 가격 결정력이 높아 질 수 있어 택배 단가 역시 점진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