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2일 오전 11시13분

올해 회사채시장의 ‘추락한 천사들(fallen angels)’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연말 회사채 시장의 시선이 대한전선쌍용건설에 쏠리고 있다. 두 회사의 대규모 유상증자 성공이 유력해지면서 올해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이들 회사의 신용등급이 다시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신용평가사들은 쌍용건설의 경우 아직 변수가 많긴 하지만 유상증자 조건에 따라 신용등급 회복이 가능하다고 봤다. 반면 대한전선은 당분간 투기등급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오는 11일 3476억원의 유상증자 대금을 손에 쥘 예정이다. 이 경우 부채비율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기존 690%에서 300%대로 떨어진다. 국내 2위 전선업체인 대한전선은 지난 2월 유동성 부족으로 채권단 협조융자를 요청하면서 신용등급이 ‘BBB’에서 ‘BB+’로 떨어졌다.

쌍용건설 역시 조만간 15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대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지난달 28일까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경영권 인수에 관심 있는 투자자를 모집한 결과, 최소 7곳이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쌍용건설 신용등급은 10월 ‘BBB+’에서 ‘BB+’로 하향 조정됐다. 현금 확충이 절실한 시점에 매각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게 주된 이유였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유상증자 조건에 따라 쌍용건설이 투자등급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현금 유입은 당연히 긍정적”이라며 “재무구조 개선 계획 등을 감안해 등급을 평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한전선은 유상증자가 성공하더라도 당분간 등급이 오르긴 어렵다는 평가다. 단기간 내 만기를 맞는 차입금은 상환이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재무 부담이 높아 실적 개선을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유동성 우려를 덜게 됐다”면서도“현재 등급은 이미 유상증자 성공을 염두에 두고 매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