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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짝이 손가락? 기타가 준 영광의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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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예술의전당서 김수연과 협연하는 박종호 씨
    “손가락이 짝짝이에요. 오른손은 엄지가 길고, 왼손은 새끼손가락이 길어요. 몸도 비대칭이죠. 어릴 적부터 기타를 끼고 살아서 그런가봐요.”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기타리스트 박종호 씨(30·사진)는 손가락의 길이 차이가 다른 두 손과 함께 태블릿PC에 담긴 어릴 적 사진을 꺼내 보였다. 키보다 큰 기타를 끌어안고 줄을 튕기는 모습이 앙증맞다. 다섯 살 때 아버지의 권유로 클래식 기타를 잡은 그는 아홉 살 때 전국기타콩쿠르 입상을 시작으로 한국기타협회콩쿠르에서 1위, 전국기타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차지했고, 서울예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치며 한국 클래식 기타계의 보물로 성장했다.

    “재능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어떤 일을 계속할 수 있느냐’ 하는 꾸준함의 문제인 것 같아요. 충주에서 살던 어린 시절 아버지와 주말마다 버스를 타고 서울에 올라와 레슨을 받았어요. 집에 돌아가면 늘 자정이 넘었죠. 등교 시간 전에는 피아노 레슨을 받고, 주말엔 기타를 배우느라 매일 코피가 터졌지만 마냥 즐거웠어요.”

    그를 기타의 세계로 빨려들게 한 것은 아버지가 처음으로 선물해준 일본 기타리스트 가주히토 야마시타의 ‘신세계 교향곡’ 앨범이었다.

    내달 1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여는 연주회 ‘듀에토 아모로소(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사랑의 이중주)’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씨와 함께한다. 길 샤함과 외란 쇨셔의 명반 ‘파가니니 포 투’에 수록된 ‘파가니니 대 소나타’와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혜린의 테마로 유명한 ‘파가니니 소나타 작품 3의 6번’을 들려준다.

    “파가니니가 바이올린을 4년간 손에서 놓았던 시기가 있어요. 친구이자 기타리스트인 루이지 레냐니가 ‘기타는 항상 반주만 해서 재미없다’고 불평하자 친구를 위해 작곡한 것으로 유명해요. 초연 때엔 파가니니가 기타, 레냐니가 바이올린을 연주해서 화제가 됐죠.”

    샤콘을 세고비아가 편곡한 것으로 유명한 바흐 파르티타 2번은 직접 기타 솔로곡으로 편곡해 연주한다. “바흐를 연주하기에는 나이가 어리지 않느냐는 의견도 많지만 좋아하는 곡을 연주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수미, 신영옥, 리처드 용재 오닐 등 유명 클래식 연주자들과 협연해 온 그는 “협연을 통해 많은 걸 배웠지만 독주가 가장 즐겁다”고 했다. “홀로 연주할 때는 무척 긴장하지만 그래서 더 즐기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한국 기타리스트로는 처음으로 영국 데카 레이블로 첫 앨범 ‘아스투리아스(전설)’를 발매했다. 기타코드표에 의존하는 보통의 기타리스트들과 달리 악보를 보고 연주하는 그는 “제가 협연자를 지명해 전 세계 유명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는 기타리스트 중 한 명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 꿈을 이루기 위해 내달 프랑스 파리의 에콜 노르말 음악원으로 유학길에 오른다.

    “기타 소리만으로도 ‘아, 박종호의 기타구나’라고 할 수 있는 개성 강한 스타일을 완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3만~5만원. 070-8879-8485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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