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엄숙한 사제들도 눈놀이는 즐거워
시를 사진으로 표현한 사진가 마리오 자코멜리는 한 가톨릭 신부가 쓴 시 ‘나는 손이 없습니다’를 보고 신학교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시에서 그려졌던 젊은 성직자들의 마음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어느 눈이 많이 내린 날, 자코멜리는 설경(雪景)을 보러 나온 사제들을 향해 몰래 눈 뭉치를 던졌다. 그 순간 엄숙했던 분위기는 깨지고 사제들은 어린 아이처럼 눈밭에서 뛰어놀기 시작했다. 작가는 기다렸다는 듯 셔터를 연속해서눌렀다. 그렇게 눈에서 춤추는 사제들의 사진이 탄생하게 됐다. 근엄한 성직자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강렬한 흑백 대비를 통해 시처럼 담아낸 걸작이다.
신경훈 편집위원 nicer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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