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속에 메모리 카드를 넣는다. 24시간 후 물기를 닦아낸 메모리 카드는 제대로 작동할까. 실험 결과는 성공이었다. 소금과 물이라는 전자기기에 치명적인 조합에도 메모리 카드 안에 저장된 사진은 멀쩡했다.

지난 20일 삼성전자 반도체 블로그에는 8월 출시한 메모리 카드에 대한 극한 실험영상이 올라왔다. 바닷물, 1.9t 트럭, 강력한 자기장이라는 극한상황에서 모바일 기기용 SD카드에 저장된 데이터 ‘생존’ 여부를 실험하는 내용이다. 메모리 카드 품질의 우수성을 알리겠다며 삼성전자에서 제작해 올렸다.

1만5000가우스 이상의 강력한 자기장에 메모리 카드를 노출시키는 두 번째 실험도 성공이었다. 1만5000가우스는 지구자체 자기장의 3만배로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을 때 나오는 정도다. 1.9t 트럭이 메모리 카드 위를 지나가도 플라스틱으로 만든 카드는 부서지지 않았다. 내부에 저장된 파일도 그대로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진부터 전화번호, 일정 등 많은 정보를 보관하는 메모리 카드는 내구성이 중요하다”며 “생활 속의 충격, 자기장, 수분 등 어떤 상황에서도 소중한 추억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은 부품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 유럽과 국내에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앤젤스’ 캠페인을 진행해 거리에서 만난 노트북 사용자에게 SSD를 선물했다. 5월에는 전 세계 정보기술(IT)기기 사용자들을 괴롭히는 3명의 악당에 대한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짧은 배터리 수명, 긴 로딩시간, 시스템 멈춤 등 3명의 악당을 고성능 메모리로 물리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등의 대중화로 IT기기와 그 안에 들어가는 부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