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이 불황을 견딜 수 있는 강인한 인재 찾기에 나섰다.

작년에는 육군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 군 생활을 한 지원자가 증권사 채용의 좁은 문을 통과한 데 이어 올해는 유도선수 출신의 신입사원까지 눈에 띄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9개 주요 증권사들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은 ▲도전정신 ▲인내심 ▲열정 ▲증권업에 대한 관심 등이었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그동안 원론적으로만 여겨졌던 평가항목들에 새로운 의미가 부여된 것이다.

증권사들은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서 강한 정신력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신입사원을 원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동양증권은 6년간 공군으로 복무한 지원자를 지난해 신입사원으로 선발했다.

우리투자증권 신입사원 중에는 해병대 중대장 출신도 있었다.

우리투자증권 인사부 관계자는 "장이 널뛰는 가운데서도 꿋꿋이 수익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증권사 직원"이라며 "지수가 몇 십 포인트씩 빠져도 흔들리지 않고 도전하는 인재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문성', `적극성' 등의 평가항목에 가려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인내심'이 주요 평가항목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 인사부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이 워낙 좋지 않다 보니 침체장을 참고 견디는 능력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공채에서 유도선수로 활약했던 지원자를 최종 합격자로 선발했다.

증권업계 사정이 나빠지면서 '준비된 인재'를 원하는 증권사도 늘었다.

동양증권 김윤환 인사실 차장은 "많은 지원자가 높은 스펙이 입사에 유리한 것으로 착각한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증권 업무의 특징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동양증권은 올해부터 인턴직원 중에서 신입사원을 뽑는 제도를 시작했다.

신입직원 공채를 하지 않은 대신 우수한 성과를 낸 인턴직원 중 일부를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사전 검증 과정을 거쳐 증권업에 적합한 인재를 뽑겠다는 의도에서다.

(서울=연합뉴스) cho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