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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액 수뢰에 성추문까지…검찰 창설이후 최대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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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가 女 피의자 불러 집무실서 성관계…불기소처분 대가 의혹

    도덕성에 연달아 치명타…검찰 '패닉'
    한상대 총장 등 수뇌부 긴급 회동
    사상 초유의 현직 검사 구속 사태가 벌어진 지 사흘 만에 현직 검사의 피의자 성추행이라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지면서 검찰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검찰 수뇌부는 검사들의 잇따른 비리 의혹에 속수무책인 모습이다. 한상대 검찰총장(사진)은 “대검 중수부 폐지, 상설특검제 등 모든 개혁 방안을 백지 상태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검찰에 대한 불신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검사실에서 피의자 성추행

    22일 대검찰청 감찰본부에 따르면 지방 지청 소속으로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실무 수습을 위해 파견된 A검사(30)는 수사 중인 사건 피의자 B씨(여·43)를 지난 10일께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 조사하던 중 유사 성행위를 가졌다. 2~3일 뒤에는 B씨를 모텔로 데려가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준호 감찰본부장은 불기소 처분을 대가로 성관계를 가졌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A검사는 지검 자체 조사에서 B씨와 성관계를 가진 것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문제삼지 않을 것을 합의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쿨 1기 출신으로 지난 4월 임명된 A검사는 서울 소재 유명 대학에 다니며 변리사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 사건의 전모는 절도 혐의를 받고 있는 B씨의 변호인이 지난 20일 A검사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지도검사에게 이의를 제기하면서 외부로 전해졌다.

    이 감찰본부장은 “필요하면 감찰에서 수사로 전환할 수도 있다. 범죄 혐의가 확인되면 형사사건으로 전환해 엄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찰본부는 해당 지검장 등 지검 지휘부의 지휘 감독 소홀 여부에 대해서도 감찰에 착수할 방침이다.

    ◆후배 검사 계좌로 주식투자

    이런 가운데 김광준 검사는 조희팔 측근인 강모씨에게서 받은 2억4000만원 가운데 일부를 후배 검사 계좌를 통해 유진그룹 계열사 주식 매입에 쓴 의혹까지 제기됐다.

    특임검사팀(특임검사 김수창)은 이날 “김 검사의 자금흐름 추적 과정에서 그의 후배인 C검사 계좌에 조희팔 측 수표 내역이 발견됐다”며 “김 검사가 주식에 투자할 때 사용한 계좌는 C검사 명의의 계좌”라고 밝혔다.
    C검사는 2008년 김 검사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3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그와 함께 유진그룹 계열사 주식에 투자했던 3명의 후배 검사 중 한 명이다. 특임검사팀은 C검사의 계좌가 김 검사와 나머지 후배 검사 2명 등이 유진그룹 계열사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공동 계좌로 보고 있다.

    특임검사팀은 C검사가 김 검사의 심부름꾼 역할만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C검사 등은 유진그룹 계열사 주식에 투자했지만 각각 500만원씩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특임검사팀은 주식 매매 과정에서 이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또 김 검사를 상대로 주식투자 외에 돈을 어디에 썼는지 캐묻고 있다.

    ◆검찰 수뇌부 책임론 거세져

    검사들의 잇따른 비리 연루 의혹과 관련, 한상대 검찰총장은 이날 저녁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채동욱 대검 차장, 일선 고검장 4명, 법무연수원장, 서울중앙지검장, 대검 기획조정부장, 공판송무부장, 감찰본부장 등과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한 총장은 “대검 중수부 폐지, 상설특검제 도입,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그동안 나온 검찰개혁 방안을 원점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내달 초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위기 때마다 검찰이 내놓았던 개혁 방안이 립 서비스에 불과했던 전례에 비춰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검찰 수뇌부 책임론도 거세지고 있다.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을 무혐의 처분한 데 이어 사상 초유의 현직 검사 구속 등 악재가 쏟아지지만 마땅한 수습책도, 필요한 리더십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기소독점권 등 검찰이 갖고 있는 막강한 권력을 분산시키고 경찰의 수사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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