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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Z Insight] LS전선, M&A·공격 투자로 글로벌 '케이블 빅3'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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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er Story - LS전선

    창사 50년…전선'한우물'
    카타르서 5000억 수주 사상최대…중국 전기車시장 적극 공략
    10년만에 세계 10위 → 3위로

    M&A로 해외사업 키운다
    美·中·인도 공장 증설 잇따라…해외생산 늘려 불황 정면돌파
    세계최고 수준 R&D 투자도

    ‘창사 이후 만든 제품 길이가 지구를 300번 돌고도 남는 기업. 10년 만에 세계 10위에서 3위로 뛰어오른 회사.’ 올해로 창사 50주년을 맞은 LS전선 얘기다. 제품 원료인 구리조차 구하기 어려웠던 1960년대에 전력 케이블 사업을 시작해 ‘글로벌 빅3’로 도약했다.

    ○전선으로 국내 제패

    LS전선이 지난 50년간 사용한 구리 양은 500만여에 이른다. 무게가 2인 중대형 승용차 250만대와 맞먹는 무게다. 업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8㎜ 동선으로 환산하면 1125만㎞나 된다. 4만㎞가량인 지구 둘레를 약 300회 회전할 수 있고, 지구와 달 사이(38만㎞)를 30회 오갈 수 있다.

    LS전선이 처음부터 잘 나갔던 것은 아니다. 1962년 10월23일 경기도 시흥군 호계리에서 ‘한국케이블공업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국제 규격에 맞는 전선 하나 만들지 못했다. 기간 산업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세운 회사였지만, 변변한 생산 설비 하나 제대로 없었다.

    1970년대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이 LS전선에 날개를 달아줬다. 금성전선과 LG전선을 거쳐 2005년 LS전선으로 사명을 변경한 뒤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전선을 처음 생산한 1967년 16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8조8000억원으로 5350배 늘었다. 같은 기간 자산은 18억3000만원에서 5조9000억원으로 3000배 이상 급증했다. 직원 수도 430명에서 9100명으로 20배 넘게 증가했다.

    ○매출의 60%를 해외에서

    10년 전만 해도 세계 10위권이던 LS전선은 글로벌 3대 전선 기업으로 도약했다. 직원의 70% 정도인 6000여명이 해외에서 근무하며 전체 매출의 60%를 해외 시장에서 거두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 빛을 보고 있다. 지난 19일 카타르에서 전력 케이블 해외 수주로는 사상 최대인 5000억원 규모의 해외 전선 프로젝트를 따냈다.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80㎞ 떨어진 라스 라판 산업단지와 할룰 섬 사이에 해저 케이블을 설치하는 공사다. 이에 앞서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잇따라 대규모 공사를 따내 총 2500억원 규모를 수주했다. 대부분 단순 전선이 아니라 송전 용량을 기존 제품보다 20% 늘린 초고압 케이블을 설치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적진’에서도 승전보를 울렸다. 세계 2위 전선업체인 넥상스가 버티고 있는 프랑스에서 225㎸ 전선 공사를 당당히 수주한 것. 이후 LS전선의 브랜드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세계 최대 전선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지난 6월 독일 벤츠와 중국 BYD가 합작한 전기자동차 회사 BDNT와 7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향후 5년간 전기차 26만대 분량의 전력 공급 배선 세트를 공급하기로 했다.

    LS전선은 현재보다 미래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1000억위안(약 17조원)을 투자해 중국 내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카 누적 생산량을 500만대로 늘릴 방침이다.

    ○미국과 중국에 잇따라 진출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 생산 시스템도 구축해가고 있다. 1992년 말레이시아에 첫 합작법인을 세운 뒤 최근 들어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해외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2008년 북미 최대 전선업체 슈페리어에식스(SPSX)를 손에 넣은 데 이어 2009년엔 중국의 훙치전선을 인수했다. 단숨에 세계 양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직접 생산 체제를 갖춘 것이다.

    세계적 불황을 이기려면 원가 절감이나 구조조정에 더 치중해야 했겠지만, LS전선은 다른 길을 갔다. 중·장기적으로 시너지를 내기 위해 현지 생산 규모를 더 늘린 것이다. 지난 10월 아시아 기업 최초로 SPSX 공장이 있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전력 케이블 공장을 추가로 건설했다. 14만㎡(약 4만2000평) 부지에 중저압 전력 케이블을 연간 2만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앞으로 이곳에서 대규모 송전에 쓰이는 고전압 케이블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도 만들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LS훙치전선의 새 시스템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초고압 케이블을 생산하기 위해 필수적인 수직 연속 압출 시스템(VCV) 타워를 건립해 최고 500㎸ 초고압 전선을 제조할 수 있게 된다.

    LS전선이 자체적으로 만든 해외 생산시설도 늘려가고 있다. 지난 4월 인도 북부 하리아나주 바왈에 완공한 공장이 대표적이다. 인도에서 연 2억달러 규모의 전력선과 1억달러 규모의 통신케이블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이다. 이 회사는 중국보다 성장세가 가파른 인도 통신시장을 중점적으로 노리고 있다. 2020년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인도 최대 케이블 메이커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공격적 투자와 M&A가 성장 비결

    LS전선은 50년 된 장수기업에 속하지만 다른 경쟁 업체들에 비해 역사가 짧은 편이다. 세계 1위인 이탈리아 프리즈미안은 1879년에, 넥상스는 1897년에 등장했다. LS전선의 성장 속도가 경쟁 업체들에 비해 두 배 이상 빠른 셈이다.

    이런 압축 성장의 비결 중 하나는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R&D 능력을 갖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1979년 국내 최초로 전선 기술연구소를 만든 뒤 매년 국내외 우수 연구인력을 유치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신규 인력을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시키기 위해 우수 인재들에게 어학 교육과 MBA과정 등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외국에서 채용한 직원들에게도 일정 기간 한국에서 기업 이념과 비전을 교육하고 있다. 전략적 M&A와 해외 시장 개척도 ‘현재 진행형’이다. 손종호 LS전선 사장은 “그동안 달려온 50년을 점검하고, 다시 긴 호흡으로 다가올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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