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외면받는 골목상권 우대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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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서 금융부 기자 cosmos@hankyung.com
재래시장 등 골목상권을 지키겠다는 취지에서 출시된 ‘골목상권 우대 신용카드’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8일 골목상권 카드를 선보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가 밝힌 발급실적은 고작 수백장에 불과했다.
골목상권 카드는 중소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주축이 된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카드업계가 수개월간 논의 끝에 만든 카드다. 골목상권 상인(자영업자)만 가입할 수 있는 이 카드는 소상공인에게 적합한 세무·법무지원과 무이자 할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골목상권 카드를 만든 상점 주인들은 신한·삼성카드 고객들에게 추가 포인트를 쌓아주면서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상품 구성은 그럴 듯해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카드 가입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별로 없다. 골목상권 카드의 각종 혜택이 기존 개인사업자용 신용카드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카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핵심 서비스인 포인트 제도 자체도 골목상권 활성화와 거리가 멀다. 골목상권 상인들이 자체적인 마케팅 비용으로 고객들에게 쌓아준 포인트는 당초 계획과 달리 골목상권 밖에서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어서다. 기껏 돈을 들여 포인트를 쌓아줬더니 대형 가맹점 좋은 일만 시키게 됐다는 불만이 영세 상인들로부터 제기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골목상권 카드가 선보일 때부터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았다. 현실을 무시한 채 명분만 앞세워 만들었기 때문이다. 골목상권 카드는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춰주지 않으면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골목상권연맹의 위협에 카드사들이 마지못해 내놓은 상품이다. 양측이 적당한 타협을 위해 상품을 내놓다 보니 애초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를 따져보지 못했다.
골목상권 카드를 내놓은 사람들은 이제 와서 ‘설명회를 연다’, ‘일반인 대상 카드를 다시 만들겠다’ 등의 보완책을 내놓겠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골목상권을 살리는 데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하지만 ‘보여주기 식’ 사업만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을 도와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골목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알찬 카드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박종서 금융부 기자 cosmos@hankyung.com
골목상권 카드는 중소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주축이 된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카드업계가 수개월간 논의 끝에 만든 카드다. 골목상권 상인(자영업자)만 가입할 수 있는 이 카드는 소상공인에게 적합한 세무·법무지원과 무이자 할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골목상권 카드를 만든 상점 주인들은 신한·삼성카드 고객들에게 추가 포인트를 쌓아주면서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상품 구성은 그럴 듯해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카드 가입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별로 없다. 골목상권 카드의 각종 혜택이 기존 개인사업자용 신용카드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카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핵심 서비스인 포인트 제도 자체도 골목상권 활성화와 거리가 멀다. 골목상권 상인들이 자체적인 마케팅 비용으로 고객들에게 쌓아준 포인트는 당초 계획과 달리 골목상권 밖에서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어서다. 기껏 돈을 들여 포인트를 쌓아줬더니 대형 가맹점 좋은 일만 시키게 됐다는 불만이 영세 상인들로부터 제기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골목상권 카드가 선보일 때부터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았다. 현실을 무시한 채 명분만 앞세워 만들었기 때문이다. 골목상권 카드는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춰주지 않으면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골목상권연맹의 위협에 카드사들이 마지못해 내놓은 상품이다. 양측이 적당한 타협을 위해 상품을 내놓다 보니 애초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를 따져보지 못했다.
골목상권 카드를 내놓은 사람들은 이제 와서 ‘설명회를 연다’, ‘일반인 대상 카드를 다시 만들겠다’ 등의 보완책을 내놓겠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골목상권을 살리는 데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하지만 ‘보여주기 식’ 사업만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을 도와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골목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알찬 카드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박종서 금융부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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