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한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의 뒤를 이어 80년대 민주화 투쟁 소재 영화가 관객을 찾을 예정이어서 이목이 집중된다.

여기 한 시대의 격동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들이 있다. 좋고 싫음보다 옳고 그른 것이 더 중요했던 그 시절.

고집스럽고 정직해 보이는 청년과 그 친구들이 이념의 바다에 뛰어들어 열혈 학생투사로, 방북인사로, 간첩으로, 프락치로, 안기부요원으로, 인권운동가로 변해 가는 과정은 우리의 아픈 현대사이자 예측 불가능한 우리네 인생의 축소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성훈 감독의 영화 '네모난원'은 한남자의 일대기이자 한시대의 격동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휴먼드라마다.

민주화 요구가 들끓었던 1980년대. 고지식한 모범생 경민(김정학 분)은 순수한 학구열에 불타 학생운동의 중심에 선 써클에 가입한다. 거기서 동갑내기 수정(안미나 분)을 만난 경민은 한 눈에 그녀에게 반하고, 이미 운동권 중심으로 활약 중인 용호(정욱 분)와 이론적으로 사사건건 부딪치며 열혈투사로 변신해 간다.

수정과 점점 가까워지는 경민을 지켜보는 용호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어느 날, 교내에 사복경찰이 들이닥쳤다는 소식을 용호에게 미처 전해 듣지 못한 경민은 경찰에게 체포되어 강제입대를 하게 된다.

제대 후 경민을 반긴 것은 수정과 용호가 애인사이가 됐다는 사실 뿐. 이후 경민은 용호와 다른 노선을 걷게 되고 주사파와의 실세가 되면서 대학가의 유명인사가 된다. 그러나 내부 고발자에 의해 다시 체포된 경민은 결국 교도소에 수감되고 1990년 초반이 돼서야 풀려난다.

그 사이에 용호와 수정은 결혼을 하고 경민은 세상 모든 것에 허무를 느끼며 그동안 이상향으로 생각해왔던 북한에 직접 가 모든 것을 자기 눈으로 확인해보려고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용호와 수정 역시 경민을 따라 북한으로 함께 잠입하고, 그곳에서 용호는 북한의 기관에서 일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는다. 당혹하는 경민과 수정. 결국 경민만이 남한으로 내려오고 용호와 수정은 북에 남는다. 이때부터 엇갈린 세 사람의 가혹한 운명이 시작되게 된다.


이 영화에서 배우 김정학은 순수 청년에서 탈북자인권운동까지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며 끝없는 연기변신을 선보였다.

또 선 굵은 연기로 호평을 받는 배우 정욱은 조국애와 사랑의 갈등 속에 갈지자로 걷는 혁명투사 용호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기며 기대감을 높였다.

배우 안미나는 80년대 운동권에서 여간첩 역을 맡아 비극의 가족사를 지닌 인물로 경민과 용호 사이에서 사강과 이념을 공유한 동지이자 연인으로 발전한다.

한편, 영화 '네모난원'은 12월 6일 개봉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