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오바마 2기의 미국] 美 정치지형 바꾸는 히스패닉…이민개혁법 탄력받을 듯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유권자 10%인 히스패닉…경합州서 오바마에 몰표
    백인 유권자 비율 감소세…공화당 전략수정 불가피

    < 히스패닉 : 중남미계 소수 인종 >

    “백악관에 들어가려면 히스패닉 마을을 통과해야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대선에서 승리한 이튿날 미 최대 히스패닉 민권단체인 전미라자위원회(NCLR)의 한 관계자는 “공화당이 라티노를 계속 차별하면 백악관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히스패닉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중남미계 소수인종으로 미국에 이민 온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히스패닉 파워’가 주목받고 있다. 히스패닉은 미국 전체 유권자의 10%로 흑인(13%)보다 낮지만 초박빙 승부에서 ‘게임 메이커’ 역할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가 오바마에게 패한 결정적인 이유가 히스패닉 표를 많이 잃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히스패닉이 ‘게임 메이커’

    롬니는 이번 대선에서 역대 최고에 달하는 백인 지지율(59%)을 얻었다. 2008년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백인 득표율 55%를 훨씬 뛰어넘었다. 전체 유권자 중 72%를 차지하는 백인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이다. 오바마의 백인 득표율은 2008년 43%에서 39%로 떨어졌다. 흑인 득표율도 93%로 2008년(95%)에 비해 소폭 낮아졌다.

    승부는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표심에서 갈렸다. 히스패닉 유권자 중 71%가 오바마에게 표를 던졌다. 2008년 67%보다 훨씬 높아졌다. 공화당에 대한 히스패닉 지지율은 2008년 31%에서 27%로 떨어졌다. “히스패닉이 오바마에게 승리를 안겨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히스패닉의 힘은 초박빙 승부를 벌인 경합주에서 발휘됐다. 플로리다주(오바마 우세로 개표 중)를 비롯해 오하이오 버지니아 네바다 콜로라도 뉴멕시코 등 히스패닉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합주에서 히스패닉의 ‘몰표’가 나오면서 오바마가 예상외로 ‘낙승’했다. 히스패닉이 경합주의 ‘게임 메이커’였던 것이다.

    ◆백인 유권자는 줄고, 소수인종은 급증

    전체 미국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히스패닉 비율은 2008년 9%에서 올해 10%로 높아졌다. 히스패닉의 높은 출산율을 고려하면 머지않아 흑인 유권자(13%)를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백인 유권자 비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1992년 87%에 달했지만 올해는 72%로 줄었다. 아시아계 유권자 비율은 4년 전 2%에서 올해 3%로 높아졌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의 사회·인구조사 담당자 폴 테일러는 “비(非) 백인표가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며 “4년마다 유권자 구성은 조금씩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의 정치지형을 바꿀 만한 매우 강력한 인구변화”라는 것이다.

    오는 2040~2050년 백인들이 소수인종으로 전락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올초 발표된 미국 인구통계에서는 소수인종의 출생아 수가 미국 전체 출생아 수의 절반을 처음으로 넘었다.

    ◆선거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공화당

    인구지형 변화가 선거 결과로 나타나면서 2014년 의회 선거와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공화당의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화당의 선거전략 고문인 마이크 머피는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민법 개혁과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공화당의 입장은 ‘자멸을 위한 레시피’”라며 전략 수정을 권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오바마가 승리한 것은 히스패닉 등 새로운 유권자 층을 발견하고 전략적으로 대비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6월 일정요건을 갖춘 30세 이하의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추방조치를 중단하겠다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조치나, 선거 막바지 국면에 내놓은 이민법 개혁 공약 등이 히스패닉 유권자에게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것이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美 고용·물가 지표 한꺼번에 발표…中 소매판매, 산업생산도 나와 [뉴욕·상하이 증시전망]

      이번주(15~19일) 뉴욕증시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으로 발표가 연기된 미국 비농업 고용 보고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판매를 한꺼번에 맞이한다.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11월 비농업 고...

    2. 2

      美 브라운대 캠퍼스 내에서 총격 사건…"여러명 총상"

      미 동부 로드아일랜드주에 있는 브라운대 캠퍼스 내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여러 명이 총에 맞았다고 AP통신과 CNN 등 미 언론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지역 경찰은 이날 오후 엑스 계정을 통해 브라운대에서 여러 ...

    3. 3

      "미국서 3400억 벌었다"…'관세 면제'된 K푸드 뭐길래

      한국 김의 최대 해외 수요처인 미국이 우리 김에 대한 관세를 면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김의 인기가 높은 미국에서 15%를 부과하던 관세가 0%로 되면서 김 수출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해양수산부는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