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수성에 성공하면서 2기 행정부 인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1기 동안 내각을 크게 흔들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몇몇 주요 인사들은 2기 행정부에서 빠지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여서 어느 정도의 개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장 확실하게 교체가 예상되는 자리는 재무장관이다. 2009년부터 3년째 오바마 경제팀을 이끌고 있는 티머시 가이트너 장관이 올해 초 “2기 행정부에는 들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차기 재무장관의 자질에 대해 “대통령에게 진실을 말하고 힘든 결정을 내리도록 도울 수 있는 인물”을 꼽았다.

현지 언론들은 가이트너의 후임으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어스킨 볼스 페이스북 이사와 제이컵 루 백악관 비서실장을 꼽는다. 두 사람 모두 예산 전문가다. 볼스 이사는 2010년 앨런 심슨 공화당 상원의원과 함께 재정적자 감축방안을 마련했던 인물이다. 당시 이들이 제시한 감축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그를 중용할 경우 공화당과의 타협을 통해 ‘재정벼랑(재정지출 삭감에 따른 충격)’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

2014년 임기가 완료되는 벤 버냉키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연임 여부도 관심거리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버냉키 의장이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되더라도 의장직을 그만둘 뜻을 지인들에게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승리한 만큼 그가 연임하지 않더라도 Fed가 현재의 완화정책을 거둬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 Fed 의장에는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재닛 옐런 Fed 부의장 등이 거론된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교체 가능성도 높다. 그동안 공공연하게 장관직을 그만두겠다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 리비아 미대사관 피습사건을 해결할 때까지 장관직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혀 다소 셈법이 복잡해졌다. 클린턴 장관의 후임으로는 2004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케리는 북한 문제에 대해 줄곧 대화를 강조해온 인물이다. 수전 라이스 유엔 대사도 차기 국무장관의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유임되거나 안보 관련 요직에 중용될 전망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