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6명 중 1명 '워킹푸어'…로펌이 일감 '싹쓸이'…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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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문닫은 변호사 238명
의사는 수입 늘어 '대조'
의사는 수입 늘어 '대조'
서울 종로구 공평동의 한 상가건물 5층에 자리잡은 23㎡(7평) 남짓한 변호사 A씨의 법률사무소. 번듯한 간판도 없고, 따로 직원도 없어 이곳이 법률사무소인지 아는 사람도 드물다. A씨도 일거리가 없어 1주일에 한두 차례 나오는 게 고작이다. 이런 A씨도 한때는 서초동에서 잘나가는 변호사였다. 직원을 7~8명씩 두고 매월 억대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변호사 수가 급증하고 대형 로펌에 밀리면서 수입이 뚝 떨어졌다. 직원을 모두 내보내고 저렴한 임대료를 찾아 전전하던 그는 결국 사무실 문을 닫기로 결심했다. A씨의 지난해 수입은 직장근로자 연평균 수입(2643만원, 지난해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사무실을 운영하느니 어디 취직하는 게 나은 상황이 된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이처럼 수입이 저조해 사무실 문을 닫는 변호사 수는 2010년 157명에서 지난해 192명으로, 올해 10월 말 기준 238명으로 늘어났다.
저소득 변호사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변호사 수는 급증하는데 일거리는 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형 로펌들이 일거리를 싹쓸이하다시피 가져가면서 개인사업자로 변호사 사무소를 개업한 1인 변호사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변협에 따르면 10월 기준 등록, 활동 중인 전국 개업 변호사 수는 1만2326명. 여기에 매년 배출될 사법연수원생과 로스쿨생 수까지 감안하면 변호사 수는 조만간 2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초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변호사 자격을 얻은 로스쿨 1기생 수는 1400여명,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연수생은 1000명대였다.
늘어나는 공급, 정체된 일감으로 인한 수입 감소는 대부분 전문직종에 공통적으로 해당된다.
세무사의 경우 2007년 6978명에서 지난해 7706명(사업자 기준)으로 늘었다. 크고 작은 세무법인은 같은 기간 159개에서 284개로 급증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세무사 1인당 평균 수입은 2007년 2억3800만원에서 지난해 2억4700만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세무법인 1사당 매출액은 2007년 35억원에서 작년에 22억원으로 급감했다.
정구정 한국세무사회 회장은 “세무사들이 매년 늘지만 일거리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며 “세무법인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대형 세무사무소도 매출이 급감하곤 한다”고 전했다.
회계사 시장에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연 수입 2400만원 이하 회계사 비율은 2007년 6.7%에서 작년 8.7%로 올랐지만 이 기간 중 대형 회계법인의 1사당 평균 매출액은 125억원에서 134억원으로 증가했다.
전문직 중에는 의사만 평균 수입액이 비교적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2007년 5만9559명이었던 의료사업자(개인병원 등)는 지난해 7만2388명으로 늘었지만 이 기간 중 사업자당 평균 수입도 4억2400만원에서 5억2400만원으로 증가했다.
임원기/이고운 기자 wonkis@hankyung.com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변호사 수가 급증하고 대형 로펌에 밀리면서 수입이 뚝 떨어졌다. 직원을 모두 내보내고 저렴한 임대료를 찾아 전전하던 그는 결국 사무실 문을 닫기로 결심했다. A씨의 지난해 수입은 직장근로자 연평균 수입(2643만원, 지난해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사무실을 운영하느니 어디 취직하는 게 나은 상황이 된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이처럼 수입이 저조해 사무실 문을 닫는 변호사 수는 2010년 157명에서 지난해 192명으로, 올해 10월 말 기준 238명으로 늘어났다.
저소득 변호사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변호사 수는 급증하는데 일거리는 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형 로펌들이 일거리를 싹쓸이하다시피 가져가면서 개인사업자로 변호사 사무소를 개업한 1인 변호사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변협에 따르면 10월 기준 등록, 활동 중인 전국 개업 변호사 수는 1만2326명. 여기에 매년 배출될 사법연수원생과 로스쿨생 수까지 감안하면 변호사 수는 조만간 2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초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변호사 자격을 얻은 로스쿨 1기생 수는 1400여명,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연수생은 1000명대였다.
늘어나는 공급, 정체된 일감으로 인한 수입 감소는 대부분 전문직종에 공통적으로 해당된다.
세무사의 경우 2007년 6978명에서 지난해 7706명(사업자 기준)으로 늘었다. 크고 작은 세무법인은 같은 기간 159개에서 284개로 급증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세무사 1인당 평균 수입은 2007년 2억3800만원에서 지난해 2억4700만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세무법인 1사당 매출액은 2007년 35억원에서 작년에 22억원으로 급감했다.
정구정 한국세무사회 회장은 “세무사들이 매년 늘지만 일거리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며 “세무법인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대형 세무사무소도 매출이 급감하곤 한다”고 전했다.
회계사 시장에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연 수입 2400만원 이하 회계사 비율은 2007년 6.7%에서 작년 8.7%로 올랐지만 이 기간 중 대형 회계법인의 1사당 평균 매출액은 125억원에서 134억원으로 증가했다.
전문직 중에는 의사만 평균 수입액이 비교적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2007년 5만9559명이었던 의료사업자(개인병원 등)는 지난해 7만2388명으로 늘었지만 이 기간 중 사업자당 평균 수입도 4억2400만원에서 5억2400만원으로 증가했다.
임원기/이고운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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