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대선' 서울교육감 재선거…보수 단일후보 문용린 교수 확정

"인권조례 전면 재검토…교권 세우겠다"

진보, 전교조 출신 2人 힘실려
'교육 러닝 메이트' 성격

문용린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65ㆍ전 교육부 장관·사진)가 오는 12월19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서 보수진영의 단일 후보로 확정됐다.

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와 교육계원로회는 2일 서울 종로 YMCA회관에서 단일후보 결정을 위한 투표를 거쳐 대상자 3명 가운데 문 교수를 단일 후보로 선출했다. 문 교수는 이날 후보 추대위원 20명이 투표한 가운데 15표를 얻어 3표를 얻은 김진성 공교육살리기국민연합 공동대표와 2표를 얻은 서정화 홍익대사범대부속고 교장을 제쳤다.

문 교수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교육이 이념의 수단이 돼가는 현상은 서울 교육의 엄청난 위기”라며 “교육의 본질적인 가치를 회복하는 교육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는 가장 행복한 곳이어야 한다”며 “학교폭력이 난무해 아이들은 가기 싫어하고 부모들이 두려워하는 학교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가장 먼저 추진할 공약으로 교권 회복을 제시했다. 그는 “교육은 오직 교사에 의해서만 바뀔 수 있다”며 “교사가 사랑과 헌신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교권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또 “진보 교육감들이 가해자의 인권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피해 학생들의 인권이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이 됐고 선생들도 지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학생인권조례 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공약은 학교 교육이 너무 국어·영어·수학 중심으로 편중되는 문제의 해결을 내세웠다. 문 교수는 “국·영·수 못하면 학생 취급도 못받는 환경, 교무실이 국ㆍ영ㆍ수 교사와 기타 교사로 나뉘는 관행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친환경 무상급식과 관련해서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다른 데 써야 할 재원까지 무상급식에 쏟아넣는 것은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당선이 되면 박원순 서울시장과 잘 협의해 좋은 방향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진보진영에선 ‘2012 민주진보 서울교육감후보 추대위원회’가 나서 후보 단일화를 위한 선거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오는 12~13일 선거인단의 투표를 거쳐 단일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김윤자 한신대 교수, 송순재 전 서울시교육연수원장(감리교신학대 기독교교육과 교수), 이부영 전 서울시교육의원(전 전교조 위원장),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전 전교조 위원장), 정용상 동국대 교수 등 5명이 등록했다.

진보 진영은 교육감 후보를 교수와 전교조 출신이 번갈아 단일화해왔다. 상대후보 매수로 퇴출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방송대 교수 출신이어서 이번엔 이 전 교육의원, 이 전 위원장 등 2명의 전교조 위원장 출신 중 한 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교육감 재선거는 대통령 선거일에 함께 치러지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비슷한 성향의 대선·교육감후보들에 함께 투표하는 ‘러닝 메이트’ 성격을 띨 가능성이 높다. 2008년 6·2지방선거에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득표율이 61%였고 공정택 전 교육감을 비롯한 보수진영 후보 5명의 득표율도 61.7%로 비슷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