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미 "국제 콩쿠르 산전수전…난 천재 아닌 연습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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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버 콩쿠르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내년 1월 금호아트홀 무대…이제는 청중과 호흡하고파
내년 1월 금호아트홀 무대…이제는 청중과 호흡하고파
“파이널에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연주할 때는 몸살 감기가 너무 심해 땀범벅인 채였어요. 체력이 바닥이었지만 정신만큼은 단단했죠.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파가니니 콩쿠르 등 큰 대회에서 우여곡절을 다 겪고 나니 오히려 여유가 생겼습니다.”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1번, 쇼송의 ‘포엠’, 바르토크 바이올린 소나타 2번, 사라사테의 ‘카르멘 판타지’ 등 총 12곡으로 피말리는 경쟁을 치렀던 그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큰 눈망울에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질문마다 속이 꽉 찬 대답을 했다.
대전에서 태어난 그는 다섯 살 때 오빠를 따라 우연히 배운 바이올린으로 예원학교에 진학했다. 중학교 2학년 때 미국 명문 커티스음악원에 입학했고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전액 장학생으로 학사, 석사를 마친 뒤 현재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전문연주자 과정에서 미리암 프리드를 사사 중이다.
“천부적인 소질이 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하루 10시간씩 연주하던 ‘연습 벌레’였죠. 다만 중학교 1학년 때 2학년 언니들을 제치고 서울시향 협연자 오디션에 통과하고, 또 3학년 언니들을 제치고 금호영재로 선발됐을 때 저도 깜짝 놀라긴 했어요.”
한국에서 원로 바이올리니스트 양해엽, 유학시절 아론 로잔드를 사사한 김다미가 미국을 벗어나 세계 콩쿠르의 문을 두드린 건 2009년부터다. 2010년 일본 센다이 국제콩쿠르 5위, 파가니니 국제바이올린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와 최고의 파가니니 카프리스 특별상, 2011년 일본 나고야 무네츠쿠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 올해 벨기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입상과 독일 하노버 국제바이올린 콩쿠르 1위.
“운이 비교적 없는 편이었어요. 유럽 국가들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파가니니 콩쿠르 때는 1등에게 줄 상금이 모자라 2위로 뽑을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상금도 1년 뒤에야 받았어요.”
그의 스승 프리드는 파가니니 국제콩쿠르 우승자이자 여성 최초의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김다미는 “미리암 선생님은 음악가로서도, 한 가정의 엄마이자 아내로서도 훌륭해 본받을 게 정말 많다”고 했다.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 이어 5개월 만에 하노버 콩쿠르에 나가려는 제자를 대회 전날까지 말렸던 스승은 대회가 끝나자 “이번엔 내가 틀렸다”며 뛸 듯이 기뻐했다.
김다미는 이번 콩쿠르의 부상으로 7100만원의 상금과 1765년산 과다니니 3년 무상임대 혜택을 받는다. 내년 1월 금호아트홀에서 열릴 ‘2013 금호라이징스타 시리즈’ 무대와 광주시향 협연을 앞두고 그는 “이젠 심사위원 말고 저와 청중에게 집중할 수 있는 연주를 하고 싶다”며 “진지한 관객과 호흡할 앞날을 생각하면 흥분된다”고 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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