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社 1병영] 철조망 폭파통과 = 노이즈마케팅…軍은 경영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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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병영 이야기 - 임선민 다희연 대표이사ㆍ前 한미약품 사장
영하에 팬티바람 눈밭 포복…이후 고참병장들 군기 잡혀
엄격한 예절과 각종 구호들…40년 조직생활 이끈 원동력
영하에 팬티바람 눈밭 포복…이후 고참병장들 군기 잡혀
엄격한 예절과 각종 구호들…40년 조직생활 이끈 원동력
‘졸면 죽는다.’ 1971년 학군단(ROTC) 9기로 보병학교 교육 훈련을 마치고 최전방 철책부대 소대장으로 배치돼 이동하던 험한 비탈길에서 봤던 교통안전 문구다. 이게 운전할 때만 적용될까. 군대뿐만 아니라 치열한 경쟁이 일상인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군대는 한국 남자들에게 하나의 훈장이다. 오죽하면 군 시절 자기 자랑 가운데 ‘베트남 전투 중 스키부대로 활동했다’는 말도 안되는 표현이 나왔을까.
보병 15사단에 배치받은 지 얼마 안 돼 대원들과 난로에 쓰일 장작을 구하러 나갔다가 구렁이를 잡아와서 모닥불에 구웠다. 대원들이 ‘이걸 드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어오길래, 신임 소대장에 대한 시험무대라는 생각에 덤덤히 먹어 치웠던 기억이 난다.
한번은 상급부대 내무사열 결과 때문에 화가 나 단체 기합을 주게 됐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눈 쌓인 야산에서 팬티 바람으로 포복을 하게 했는데 고참 몇몇이 빠지는 게 보였다. 그래서 나도 옷을 벗어 던지고 뛰어들며 “나보다 늦는 자는 추가 훈련이다”고 외쳤다. 꼼짝없이 걸린 고참들. 하지만 훈련을 마쳤을 땐 모두 힘찬 구령과 함께 하나가 돼 내무반에 복귀했다. 몇 번의 시험무대를 거치며 나름의 카리스마를 만들어갔던 시절이다. 당시엔 힘들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2년여 병영생활은 나의 40년 사회생활을 지탱해 준 든든한 동력이 됐다.
‘안되면 되게 하라.’ 논리적으로는 이해가 안되지만 군에서는 통용된다. 하지만 이 말을 긍정적으로 되살리면 위기관리를 위한 훌륭한 돌파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나는 대대 본부중대장 시절 주번사령을 하며 대대 전 장병의 ‘국군 도수체조’를 지휘하곤 했다.
다리, 팔, 목 운동 등 12개 동작은 전역 40년이 지난 지금도 나의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유격훈련에서 빨간 모자 조교들에게 핍박(?)받으며 훈련한 PT체조와 비슷한 체조를, 지금 일하고 있는 다희연 녹차테마공원 식구들과 매일 아침마다 하고 있다. “마지막 반복구호는 없다”는 구령도 붙여가면서.
군 수송부대 앞에 놓인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라는 슬로건은 과거 한미약품 영업본부장 시절부터 영업사원들을 다독이고 긴장의 끈을 유지하기 위해서 곧잘 써먹곤 했다. ‘일발필살’이라는 사격장에 붙어 있는 구호는 원가 절감 및 효율적 예산편성, 나아가 경영 합리화를 위해 참고할 만한 좋은 전략적 테마라고 생각한다.
각개전투에서는 철조망 통과 방법을 가르친다. 밑으로 통과, 절단해 통과, 우회해 통과, 폭파해 통과 등이다. 군대든 기업 경영이든, 목표를 향해 가는 길에는 철조망 같은 장애물이 있기 마련이다. 환경에 맞게 작전을 짜야하는 것도 비슷하다. 적군(경쟁사)에게 노출되는 리스크가 있더라도 시간에 쫓기고 목표가 크다면 ‘폭파해 통과’하는 게 목표 달성을 위해 좋은 방법이다. ‘노이즈 마케팅’이 바로 이런 식이다.
군인은 때로 사람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임무의 특수성 때문에 별종으로 분류된다는 뜻이다. 이런 특수조직의 과학적 설계가 사실 사회 조직에도 그대로 스며들어 있다. 인사, 정보, 작전, 군수, 통신, 병기 등 인프라와 지원시스템은 특히 기업의 영업조직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데 활용도가 높다.
사회의 구조적인 질서도 결국 군대의 계급문화, 상명하복의 지휘체계가 근간을 이룬다. 물론 이제는 ‘계급장 떼고 얘기’ 하는 것이 때로 필요한 세상이 됐다. 하지만 근본적인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서는 계급장을 함부로 떼서는 안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임선민 < 다희연 대표이사ㆍ前 한미약품 사장 >
군대는 한국 남자들에게 하나의 훈장이다. 오죽하면 군 시절 자기 자랑 가운데 ‘베트남 전투 중 스키부대로 활동했다’는 말도 안되는 표현이 나왔을까.
보병 15사단에 배치받은 지 얼마 안 돼 대원들과 난로에 쓰일 장작을 구하러 나갔다가 구렁이를 잡아와서 모닥불에 구웠다. 대원들이 ‘이걸 드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어오길래, 신임 소대장에 대한 시험무대라는 생각에 덤덤히 먹어 치웠던 기억이 난다.
한번은 상급부대 내무사열 결과 때문에 화가 나 단체 기합을 주게 됐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눈 쌓인 야산에서 팬티 바람으로 포복을 하게 했는데 고참 몇몇이 빠지는 게 보였다. 그래서 나도 옷을 벗어 던지고 뛰어들며 “나보다 늦는 자는 추가 훈련이다”고 외쳤다. 꼼짝없이 걸린 고참들. 하지만 훈련을 마쳤을 땐 모두 힘찬 구령과 함께 하나가 돼 내무반에 복귀했다. 몇 번의 시험무대를 거치며 나름의 카리스마를 만들어갔던 시절이다. 당시엔 힘들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2년여 병영생활은 나의 40년 사회생활을 지탱해 준 든든한 동력이 됐다.
‘안되면 되게 하라.’ 논리적으로는 이해가 안되지만 군에서는 통용된다. 하지만 이 말을 긍정적으로 되살리면 위기관리를 위한 훌륭한 돌파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나는 대대 본부중대장 시절 주번사령을 하며 대대 전 장병의 ‘국군 도수체조’를 지휘하곤 했다.
다리, 팔, 목 운동 등 12개 동작은 전역 40년이 지난 지금도 나의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유격훈련에서 빨간 모자 조교들에게 핍박(?)받으며 훈련한 PT체조와 비슷한 체조를, 지금 일하고 있는 다희연 녹차테마공원 식구들과 매일 아침마다 하고 있다. “마지막 반복구호는 없다”는 구령도 붙여가면서.
군 수송부대 앞에 놓인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라는 슬로건은 과거 한미약품 영업본부장 시절부터 영업사원들을 다독이고 긴장의 끈을 유지하기 위해서 곧잘 써먹곤 했다. ‘일발필살’이라는 사격장에 붙어 있는 구호는 원가 절감 및 효율적 예산편성, 나아가 경영 합리화를 위해 참고할 만한 좋은 전략적 테마라고 생각한다.
각개전투에서는 철조망 통과 방법을 가르친다. 밑으로 통과, 절단해 통과, 우회해 통과, 폭파해 통과 등이다. 군대든 기업 경영이든, 목표를 향해 가는 길에는 철조망 같은 장애물이 있기 마련이다. 환경에 맞게 작전을 짜야하는 것도 비슷하다. 적군(경쟁사)에게 노출되는 리스크가 있더라도 시간에 쫓기고 목표가 크다면 ‘폭파해 통과’하는 게 목표 달성을 위해 좋은 방법이다. ‘노이즈 마케팅’이 바로 이런 식이다.
군인은 때로 사람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임무의 특수성 때문에 별종으로 분류된다는 뜻이다. 이런 특수조직의 과학적 설계가 사실 사회 조직에도 그대로 스며들어 있다. 인사, 정보, 작전, 군수, 통신, 병기 등 인프라와 지원시스템은 특히 기업의 영업조직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데 활용도가 높다.
사회의 구조적인 질서도 결국 군대의 계급문화, 상명하복의 지휘체계가 근간을 이룬다. 물론 이제는 ‘계급장 떼고 얘기’ 하는 것이 때로 필요한 세상이 됐다. 하지만 근본적인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서는 계급장을 함부로 떼서는 안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임선민 < 다희연 대표이사ㆍ前 한미약품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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