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안경으로 전방 관측, 야간 조준사격 불가

육군이 수명 기한을 넘긴 공격헬기의 작전시간을 단축하고 무장을 줄이는 방법을 동원해 헬기를 운용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육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 송재근 대령은 1일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개최한 '한국군 헬기사업 비전과 과제'란 주제의 세미나 발제문을 통해 "500MD와 AH-1S(코브라) 공격헬기가 노후화에 따른 운용의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송 대령에 따르면 500MD와 AH-1S 공격헬기의 작전 시간은 기존 하루 2시간에서 1시간 20분으로 단축됐다.

공격헬기 성능이 저하되면서 연료를 적게 넣고 있기 때문이다.

500MD에 장착되는 대전차로켓(TOW)은 4발에서 2발로, AH-1S의 TOW는 8발에서 4발로 각각 줄였다.

TOW도 수명 기한이 넘어 명중률이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500MD 조종사들은 쌍안경으로 표적을 관측, 야간 작전에 필수적인 표적 획득과 조준 사격이 불가능한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종사들이 착용하는 야시장비(NVG)도 가시 각도가 40도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 대령은 "야시장비의 가시 각도가 40도라는 것은 야간에 전조등을 끄고 안개등으로만 60㎞ 속도로 운전하는 것과 같다는 의미"라며 "장애물 충돌 위험을 항상 안고 있다"고 말했다.

비행 중 사고 위험이 감지돼 중간에 착륙하는 '예방착륙'의 5년간 사례를 종합한 결과 엔진계통 이상이 85%로 나타났다.

500MD는 1976년 도입된 이래 28건의 사고로 32명이 숨졌다.

같은 해 생산된 포니 자동차는 이미 단종됐다.

미국은 2002년 코브라 헬기를 도태시켰다.

송 대령은 "500MD와 AH-1S 헬기에는 적 미사일 경고 장치와 열추적 미사일 회피 장비 등 생존 장비가 없다"면서 "권투 선수가 무방비로 상대 선수에게 덤비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