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는 지난달 30일 프리미엄 스포츠 왜건 뉴 3시리즈 투어링을 국내 출시했다. 뉴 320d 투어링과 뉴 320d 투어링 M 스포츠 패키지 2종. 올 7월 5시리즈 투어링을 출시한 이후 3개월 만이다.

과거 현대자동차 아반떼 투어링, GM대우 누비라 스패건도 울고 간 국내 왜건 시장을 BMW가 꽃피울 수 있을까.

지난달 31일 출시한 지 하루밖에 안된 뉴320d 투어링을 시승했다. 주행 코스는 충남 부여군 롯데 부여리조트에서 충남 당진까지 약 100km. 주행시간 1시간50분 거리다.
[시승기] 女기자 'BMW 뉴 3시리즈 투어링' 신나게 밟아봤더니…
◆ 촌스럽진 않지만…女心 자극 매력 없어, 내부 공간은 Good!

첫 인상은 기대 이하였다. 살짝 올라간 눈썹과 동그란 눈동자는 뭔가 불만에 가득 찬 표정이다. 길다란 앞면과 뚝 떨어지는 후면부는 어중간한 모습이다. BMW 미니의 앙증맞은 디자인을 사랑하는 기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점수는 '꽝'. 하지만 원조 투어링 모델이나 가깝게는 5시리즈와 비교하면 좀 더 민첩하고 날렵해진 느낌이다. 왜건의 선입견인 '촌스러움' '아저씨스러움'과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시승기] 女기자 'BMW 뉴 3시리즈 투어링' 신나게 밟아봤더니…
내부 공간은 확실히 넓었다. 앞좌석은 물론이고 뒷좌석은 해치백 1시리즈보다 편안했다. 인테리어는 옅은 주황빛 색상의 소재로 고급스럽게 꾸몄다.

2개의 컵홀더가 기어 레버 앞쪽에 있는 점과 프론트 도어의 넓직한 도어포켓은 수납 공간을 중시하는 여성 운전자를 세심하게 배려한 듯했다. 생수 한 병과 수첩, 핸드폰, 미니 텀블러, 립스틱 등 자질구레한 소품이 깔끔하게 들어갔다.

◆ "코너돌 때 두렵지 않아요"…부드러운 페달과 안정적인 핸들링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에게 어필할 만한 것은 운전 중 확연히 드러났다. 주행감을 느끼고 싶어 가속페달을 밟았는데 힘주어 누르지 않아도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나갔다. 브레이크 페달 역시 너무 가볍지 않으면서도 묵직하게 부드러운 느낌.

커브길을 만났을 때 마음이 편안했다. 평소 곡선 루트에서 브레이크를 살짝 밟으며 이동했던 것과 달리 과감하게(?) 브레이크 없이 핸들로만 운전했다. 핸들을 꺾을 때 느끼는 안정감은 대범하지 못한 여성 운전자 또는 초보 운전자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현재 주행 속도를 비롯해 경고 표시 등을 전면 유리에 띄워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능은 전방을 주시하기에 벅찬 이들에게 주행 안전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 최고 속도 220km까지 밟아봤더니…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에서도 동승해봤다. 운전경력 17년인 선배 기자는 고속도로에서 이 차량의 최고 안전 속도인 220km까지 밟았다. 핸들 떨리거나 차체가 흔들리는 불안감은 없었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컨트롤 버튼을 통해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운전 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경제성과 연비 효율을 중시하는 경우 에코 프로모드를, 스피드한 주행을 즐긴다면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 투어링은 실어봐야 '제 맛'…트렁크 최대용량 1500ℓ

컴포트 액세스 기능은 레저용인 투어링의 성격에 알맞다. 손대지 않고 범퍼 아래쪽으로 발을 넣어 움직이면 테일게이트(트렁크 문)가 자동으로 열린다. 쇼핑으로 양 손에 짐을 잔뜩 들었거나 무거운 물건을 집어넣을 때 유용하다.

트렁크 공간은 495ℓ다. 40 대 20 대 40의 분할식 뒷자석 시트를 접으면 최대 1500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실제 트렁크에 여행용 가방과 하이킹용 자전거를 싣고 도로를 달려봐야 투어링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겠지만 다음 기회에.

세단의 승차감과 주행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실용성을 모두 갖췄지만 아쉬운 1%가 있다면 단연 디자인이다. 국내 왜건 시장이 활기를 띄면 여성에 특화된 디자인의 모델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이 모델은 길이 4624mm, 너비 1811mm, 높이 1429mm다. 최고 출력 184마력과 최대 토크 38.8kg·m의 성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7.1초.

복합 연비는 17.5 km/ℓ (고속 20.4km/ℓ, 도심 15.7km/ℓ)다. 소비자 가격(부가세 포함)은 각각 5070만 원(320d 투어링), 5850만 원(320d 투어링 M 스포츠 패키지).

부여=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
[시승기] 女기자 'BMW 뉴 3시리즈 투어링' 신나게 밟아봤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