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형급 제약기업 한 곳과 다국적 제약기업 테바(Teva)의 인수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알보젠코리아가 근화제약을 인수한 데 이어 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 제네릭(복제약)기업 인수를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31일 보건복지부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제네릭 기업인 이스라엘의 테바가 국내 중형급 제네릭사 한 곳과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안도걸 복지부 산업정책국장은 “테바는 연 매출 1000억~2000억여원 규모의 국내 제네릭사 여러 곳과 인수 협상을 꾸준히 진행해 왔으며 최근 경영권 조정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내놔 특정 업체와 타결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테바 측이 국내 3~4개 기업과 인수·합병(M&A) 협상을 각각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피인수 대상으로 명문제약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바 측 관계자는 “매출 1000억~2000억원 규모의 중견 제네릭사 중 자체 연구·개발 및 판매 역량이 있고 재무 상태가 양호한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막판 협상 조건이 남아 있어 아직 결정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명문제약은 제네릭 분야의 강점을 토대로 테바 외 인도 클라리스(Claris) 등과도 기술 제휴를 맺고 있고, 지난 5년간 매출이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 매출은 1150억원.

테바는 이스라엘 페타-티크바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으로 2010년 기준 매출 세계 12위(161억달러)다. 시장조사업체 DSM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2010년 전문약 기준 1위(6억3930만달러), 판매량 기준 7위(137억달러)를 기록했다.

조원희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다국적 제약 기업들이 국내 제약사의 제네릭 및 개량신약 개발 역량과 의약품 시장 확대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어 M&A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제네릭 의약품 2012년 상반기 개발동향 분석’에서 제네릭 의약품 품목허가가 늘어나고 있으며, 2014~2018년까지 특허 만료가 예정된 블록버스터 약품이 170여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날 증시에서 제약주가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다. 근화제약, 유나이티드제약, 명문제약, 유유제약, 국제약품, 한독약품, 우리들제약, 삼일제약, 제넥신, 삼아제약 등 10개사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신풍제약(11.84%) 광동제약(10.27%) 신일제약(10.25%) 등도 10% 이상 폭등했다. 대형사들도 동반강세를 보여 한미약품(5.24%) 종근당(5.15%) 유한양행(5.01%) 등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해성/김동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