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는 연애편지이고 면접은 사랑고백이다.”

지난해 취업준비생을 위한 필독서 《인사팀장이 알려주는 채용의 오해와 진실》을 펴낸 김서인 샘표식품 인사팀장(사진)은 “샘표는 학교, 학점, 영어성적으로 차별하지 않습니다. 스펙으로 사람을 뽑지 않는다”며 “오로지 자기소개서를 통해 자신의 진정성을 표현하라”고 말했다. 그는 “샘표식품이 대기업처럼 높은 연봉을 줄 수는 없지만 행복한 일터를 꿈꾼다면 지원하라”며 자신있게 말했다.

▷직원이 500여명인 회사인데 50명을 채용한다니.

“경기가 어려울 때 더 적극적으로 우수인재를 뽑고 싶어서 규모를 늘렸다. 지난해도 30명을 뽑을 계획이었으나 최종 48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기업탐방, 잡 카페 등을 통해 서류전형을 면제해 준다고 들었다.

“중견기업인 샘표식품을 20대는 잘 모른다. 그냥 오래된 간장회사로 보수적이고 올드한 느낌이 드는 회사로 알고 있더라. 회사를 알리려는 차원에서 5년 전부터 채용 관련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뽑은 지원자들은 애사심도 높고 퇴사율도 낮았다. (올해 이런 과정으로 서류전형을 통과할 지원자는 600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 자소서가 중요할 것 같다.

“지원 동기가 가장 중요하다. 대기업 다 떨어지고 마지 못해 오는 것이냐. 평상시라도 2순위, 3순위 생각하고 관심을 가진 사람을 원한다. 인터넷에 있는 것을 베끼지 말고 자신이 이 회사와 관련된 것을 쓰라. 기업탐방의 어떤 것이 좋았고, 어머니의 샘표간장 이야기를 마이스토리로 쓰라. 또한 구체적으로 사례 중심으로 써야 한다. 너무 막연하게 쓰면 안된다. 가령 ‘저는 굉장히 친화력이 뛰어나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합니다’는 잘못된 예다. 오히려 ‘내 폰엔 친구이름이 1000명 저장돼 있습니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 ”

▷면접이 특이한 것 같은데.

“요리면접은 13년째다. 식품회사 직원은 주부의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또한 채용 관점에서 봐도 굉장히 좋은 면접 툴이다. 2시간 동안 5인1조가 1인분 요리를 만든다. 면접관이 시식하고 PT를 한다. 요리면접 2시간 동안 지원자의 자연스런 모습을 본다. 2년차 사원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요리를 잘한다고 자기 맘대로 하는 것은 위험하다. 요리를 못하지만 같이 협동하고 참여하는 사람이 있다. 언행일치를 본다. 다른 면접성적이 좋아도 요리면접 낙제는 무조건 탈락이다. 지난해도 2명이 떨어졌다. 최종합격자 선정 땐 면접관 모두가 참여한다.”

▷임원면접은 어떻게 진행되나.

“사장, 인사팀장, 본부장이 30분~1시간 정도 집중면접을 본다. 주로 인성 중심으로 평가한다. 때론 다른 직무를 즉석에서 제안하기도 하는데, 가령 마케팅 지원자에게 영업직무나 홍보직무 등 본인이 지원한 직무와는 다르나 더 잘할 것 같은 부서를 제안하는 식이다. 지난해 전체 합격자 10% 정도가 이렇게 입사했다.”

▷샘표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회사의 인재상은 겸손하고, 사심 없고 열정적인 사람이다. 직장에서는 동료들과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낸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 나 스스로가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돼야 한다. 샘표는 기본적으로 솔직한 사람, 순수한 사람을 선호한다. 면접에서도 아니면 아니고 모르면 모른다고 하는 것이 좋다. 거짓말하고 꾸미면 무조건 떨어진다.”

▷샘표식품의 현재 가장 큰 이슈는 뭔가.

“브랜드 다각화와 인지도 제고다. 해외시장 진출도 큰 이슈다. 영업과 마케팅 인력의 충원이 필요하다. 또한 발효전문 기업으로서 발효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연구원 양성도 중요한 이슈다. 현재 완공을 앞두고 있는 ‘샘표 우리발효 연구중심’은 국내 최초의 발효전문 연구소다. 우리의 발효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