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 에너지 혁명 온다] "美 셰일가스 개발 30년 걸려…한국도 틈새기술로 기회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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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천 美텍사스대 교수 기조연설
中 2015년까지 400만t 규모
가스기반 화학플랜트 추진
中 2015년까지 400만t 규모
가스기반 화학플랜트 추진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이 시작되는 데는 30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자원 탐사, 기계, 화학 등 다양한 기술이 조합을 이뤄낸 결과입니다. 한국이 셰일 혁명 시대에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나노 분야를 접목한 자원 개발 기술 등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허천 미국 텍사스대(오스틴) 석유지구시스템공학부 교수는 30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서울호텔에서 열린 ‘셰일가스:에너지 혁명이 온다’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허 교수는 미국 엑슨모빌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석유화학 분야 석학으로 이번 행사에서 셰일 분야 세계 기술 동향 등에 대해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미국에서 시작된 셰일가스 붐이 세계 경제와 기술 발전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한국화학연구원과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고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호남석유화학이 후원했다.
허 교수는 “부동산에 투자할 때 제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필요하듯 셰일가스 개발에 나서기 위해서는 한국 자체의 기술과 인력이 필요하다”며 “나노 기술을 이용한 개발 방법, 셰일가스에 포함한 유기물 분석과 합성 등 경쟁력을 갖춘 기술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셰일가스 채굴 때 사용하는 화학물질로 인한 지하수오염, 지진 가능성 등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텍사스대 등 여러 연구기관의 조사에선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며 환경 관련 논란을 일축했다.
최현철 SK이노베이션 촉매공정연구소 연구원은 미국, 중국이 저렴한 셰일가스로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늘리면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확대하는 등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2015년까지 400만t 규모의 가스 기반 화학 플랜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며 “높은 가격경쟁력을 갖는 가스 원료를 앞세워 화학제품을 쏟아내면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용 제품 생산 비중을 줄이는 대신 가스 공정에서 만들 수 없는 고부가가치 기술인 ‘올레핀 전환기술 및 응용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셰일가스 개발 동향에 대해 발표한 신창훈 한국가스공사 연구개발원 연구원은 “에너지 공기업, 민간기업과 국가기관이 힘을 합쳐 셰일가스 개발전략을 마련해 국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셰일가스 전문가와 학계, 산업계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행사를 주최한 김재현 한국화학연구원 원장은 “셰일가스는 에너지 가격을 낮추는 긍정적 요인도 있지만 중국의 석유화학, 철강 산업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위기 요인도 함께 갖고 있다”며 “기존 범용 제품을 생산하는 데서 벗어나 효율적인 공정 기술을 개발해 플랜트 형식으로 수출하는 등 우리 산업을 업그레이드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훈/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