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코스피지수는 미국 대통령과 상·하원의원 선거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기 부양책(3차 양적완화·QE3)의 지속성과 재정 벼랑(fiscal cliff) 해결책의 본격적인 논의가 선거 이후 이뤄지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회사들은 미국 선거에서 최상의 시나리오(오바마 재선 성공·민주당 하원 장악)가 현실화되고 중국 지도부 교체, 스페인 구제금융 등이 진행돼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11월 코스피지수가 최대 2000~2100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선거 결과에 관심 집중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월 주식시장 전망을 내놓은 주요 금융투자회사들의 코스피지수 하단은 1830~1870이고 상단은 1950~2100이다. 11월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6일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선거와 상·하원 의원 선거다. 한국 증시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최선의 시나리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선 성공·민주당 하원 장악’이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가 당선된다면 버냉키 사임과 통화정책 변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통령과 정책 공조를 통해 글로벌 주식시장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는 재정 벼랑 해결책 모색에 속도가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선거 이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단기 채권 매도·장기 채권 매수) 종료에 대한 대체 부양책 논의 과정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미국의 연말특수 효과가 QE3에 따른 실물지표 개선과 맞물릴 경우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감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지도부 교체와 유럽 해결도 관건

중국 지도부 교체도 한국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줄 중요한 포인트다. 중요한 것은 중국 지도부 교체를 발판으로 대규모 경기부양책 실행이 가시화될지다. 홍순표 BS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진핑 정권 출범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서부 대개발 등 향후 내수 중심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적인 드라이브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며 “중국의 제18차 전국대표대회는 코스피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양책이 당장 현실화되진 않을 것이기 때문에 코스피지수에 ‘중립적’인 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원자바오 일가 스캔들을 보면 중국 권력집단이 일사불란한 리더십을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성장을 위한 강한 부양책을 당장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등 유럽 재정위기 해결 과정도 관심거리다. 다음달 12일에는 그리스 의회의 긴축합의안 표결이 예정돼 있다.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분수령은 같은날 열리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와 25일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 지방선거 결과다. 카탈루냐 선거에서 민족주의 정당이 선전하면 스페인 구제금융이 좀 더 늦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보기술 등 경기민감주 중심 대응 필요

금융투자회사들은 11월 유망 업종과 종목으로 정보기술(IT) 자동차 등을 공통적으로 추천했다. 미국 대선에서 최상의 시나리오가 나오고 미국 경제지표 개선이 확인되면 경기민감주의 상대적인 강도가 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에서 발표되는 3분기 실적 중 소비재와 금융 업종의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오고 있다”며 “주택지표 개선으로 소비가 개선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IT 자동차 기업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당 관련주와 유통(홈쇼핑) 음식료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