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사내 교육프로그램 ‘T클래스’가 필요한 업무 지식을 습득하고 임직원의 교양 수준도 높이는 새로운 교육방식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기적으로 시간을 내서 교육받기 어려운 회사에서 도입할 만한 교육 방식이라는 평이다.

SK텔레콤이 올해 1월31일 개설한 사내 교육프로그램 ‘T클래스’는 30일로 150회째 강의를 갖는다. 교육을 개설한 지 9개월 만이다. 1주일에 3~4회 강의가 열린 셈이다. 사내 임직원들이 순수하게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교육프로그램이 꾸준히 열린 것은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금까지 교육에 참여한 인원은 7800여명”이라며 “전체 직원 4000여명이 두 번 정도 강의를 들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T클래스 강의 구성은 임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마련됐다. 별도의 장소에서 3~4일 동안 집합교육을 받는 대신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지식 위주로 90분짜리 강의를 마련했다. 전문가를 초청해 재무, 마케팅 등 직무 기본에서부터 회사가 고민하고 있는 사업과 관련한 트렌드, 인문학 영역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특히 매달 한 번 진행하는 심리학 강의 인기가 뜨겁다. 예컨대 지난 11일 저녁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옆 삼화빌딩에서 열린 강의에서는 박수애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가 ‘성과와 사람을 같이 얻는 착한 설득’을 주제로 강의했다. 1시간 반가량 진행된 강의에 자리를 뜨거나 지루해하는 사람은 없었다. 직장상사와의 관계를 육아에 빗대 설명할 때는 한바탕 폭소가 터져나왔다.

박 교수가 “때로는 부모가 모질게 일을 시키고, 자녀들은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미션을 수행하면서 신뢰관계가 형성된다. 이러한 일련의 작용들이 쌓이면서 친구처럼 편한 관계가 형성된다”고 말하자 수강생들이 웃으며 박수로 화답하기도 했다. 함께 일하는 동료나 상사와의 관계를 심리학을 통해 보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는 게 회사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황이석 서울대 교수는 단순한 재무회계 이론 전달이 아닌 뉴스 스크랩을 통해 시장과 기업, 주식을 분석하는 강의로 인기를 끌었다. 《육일약국 갑시다》의 저자인 김성오 메가넥스트 대표, ‘개그콘서트’의 서수민 PD, 영화평론가 최강희 씨, 이재용 MBC 아나운서의 강의도 직원들의 호응을 얻었다.

시간이 날 때면 T클래스를 찾는다는 이민형 매니저는 “연구·개발(R&D) 직군에 있다보니 순수 기술 중심의 관점만을 가지게 되는데 T클래스를 통해 인문, 교양, 경영 등 다양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기술을 바라볼 수 있어 정말 좋다”고 말했다. 김홍묵 SK텔레콤 FMI 원장은 “구성원들이 소통과 문제 해결이 이뤄지는 학습을 통해 문제 해결 문화를 형성하는 데 더욱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T클래스는 하성민 사장이 교육을 받고 싶어도 업무 때문에 교육을 받기 어렵다는 직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찾아가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 것을 지시해 생겼다. SK그린빌딩과 전국 지사에서도 특강을 열고 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