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워진 투자심리가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 투자 대안으로 꼽혔던 중소형주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까지 나오면서 더 주춤거리는 모습이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9포인트(0.00%) 오른 1891.52로 마쳤다. 코스닥은 장중 2.30%까지 빠졌다가 10.62포인트(2.10%) 하락한 494.88로 마감했다. 코스닥이 500선을 내준 것은 8월28일(종가 499.53)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으나 수급 개선되지 않으면서 반등 탄력을 제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코스닥은 상승폭이 컸던 개별 종목들을 중심으로 차익 매물들이 나오면서 조정의 골을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이 반등 계기를 찾을 때까지는 '한 박자' 쉬어가는 것도 리스크 관리 차원의 투자전략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같은 경우는 세계 경기 등 대외 변수의 불안감이 고조될 때 상대적으로 더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일부 종목들은 실적 대비 과하게 상승했던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정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 투자자의 경우 대외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걷히는 것을 확인 다음 매매 전략을 세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6일 예정된 미국의 대통령 선거 이후 정책 방향성을 확인한 뒤 투자에 들어가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증시 반등 계기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소형주의 '옥석가리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경우 지수는 나름 버티고 있는데 자동차 등 일부 종목들이 크게 하락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중소형주는 그동안 과열됐던 부담감을 덜어내기 위한 과정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현대가(家) 3형제는 모두 하락해 각각 3.09%, 2.89%, 4.01%씩 빠졌다. 실적 악화와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에 대한 경쟁력 저하 가능성이 주가 하락의 배경이 됐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수익률 개선보다는 리스크 관리를 우선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기대 수익률을 낮추고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급락세도 완화되고 있다고 본다면 가격 매력이 있는 종목에 대한 저점 매수 및 단기 트레이딩 관점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