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 매력은 겉으로 봐선 몰라요. 직접 타보면 짜릿한 맛을 느낄 수 있죠.”

할리데이비슨(이하 할리) 라이더들의 축제인 ‘2012 호그(H.O.G./할리 오너 모임) 코리아 챕터 용평랠리’가 열린 지난 13일 강원도 용평리조트. ‘드르렁~’ 거리는 검은색 할리를 탄 여성 라이더 모임(LOH/Ladies of Harley) 회장 김윤정 씨(38·사진)는 기자와 만나 할리를 타는 이유에 대해 얘기했다.

김씨는 “할리 오너들은 개성 강한 이들이 많다”며 “여기 있는 수많은 할리 중에 똑같은 모델은 단 한 대도 없다”고 귀띔했다. 김씨가 타고 있는 할리는 소비자 가격 2000만원대의 스트리트밥(FXDB). 그는 “할리의 매력은 나만의 바이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라며 “액세서리를 어떤 걸 쓰느냐에 따라 할리 모습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라이더들의 복장도 제각각이었다. 얼핏 보면 검은색 가죽 재킷에 청바지와 부츠 등 다들 비슷하게 보였지만 모두 자기만의 패션 스타일을 고수한다. 김씨는 “재킷은 멋으로 입는 게 아니다”며 “바람 저항을 가죽이 막아주기 때문에 라이딩 때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0년 전 떠난 미국 여행지에서 할리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한국으로 돌아와 50㏄ 스쿠터로 바이크 세계에 입문한 후 여러 종류의 모터사이클을 탔고 4년 전부터 할리를 즐기고 있다. 기혼자인 김씨가 할리를 타는 데 장벽은 없다. “남편과 함께 할리를 타요. 우리 모임에는 부부 할리족이 꽤 많죠.” 할리를 배우길 희망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처음에는 막상 두려울 수 있지만 초보들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한 번 도전해 보라”고 조언했다.

국내 할리 인구는 6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주로 40~50대 남성이지만 3~4%(200여명 추산)는 여성들이다. 할리 랠리는 연간 2회 열린다. 바이크를 타는 즐거움을 보여주는 축제로 모두가 ‘할리 가족’이 되는 날이다. 15회를 맞은 이번 행사는 지난 12~14일 평창에서 열렸다. 전국에서 모여든 가족 단위의 할리 애호가 총 1050명(바이크 약 750여대)이 참여했다. 모임에 온 외국인들도 많았다.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관계자는 “외국인 중에는 주로 주한미군들이 할리를 즐겨 탄다”고 말했다.

평창=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